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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호는 전립선암, 000호는 직장암, 000호는 대인 기피증이에요. 며칠이 지나도 방에서 안 나오는 분들이 있어 잘 챙겨야 됩니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뒷골목에 있는 4층짜리 고시원. 9㎡(약 3평) 크기 관리실에서 ‘고시원 총무’ 남명도(62)씨가 CCTV를 보며 입주자들 사정을 말했다. 남씨는 “다들 어려운 분들”이라며 “함께 사는 식구들인데 최대한 도우려 한다”고 했다.
부촌의 상징인 강남 한복판에 있지 간이사업자부가가치세 만 이 고시원 거주자는 대부분 나이 든 무연고자다. 남씨는 사비를 털어가면서 오갈 곳 없는 노인들을 입주시키고 있다. 고시원 주인이 받는 월세의 약 10%를 남씨가 월급 명목으로 받는데 이 돈으로 월세를 깎아준다는 것이다. 그는 “식당이나 유흥업소가 많은 강남 지역에서 일하는 청소 노동자, 배달·택배 기사, 대리 주차 요원들이 고시원으로 몰리는 바람에 고시 직장인마이너스통장서류 원 요금이 급격히 올랐다”며 “갈 곳 없어진 노인들이 이곳으로 들어오면 안 되느냐는 문의가 하루에 2~3건씩 들어온다”고 했다.
남씨는 고시원 거주자들의 ‘보호자’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6월 몸에 고름이 차 방에 홀로 쓰러져 있던 40대 남성을 발견해 병원 응급실에 보냈다. 지난 3월에는 사기로 수천만 원을 잃은 30대 입주민이 허리 표현 부상으로 일을 못 하게 됐다는 사정을 듣고 강남구 생계 지원 사업을 연결해 줬다. 대장암 3기에 걸린 50대 여성 암 환자가 내시경이나 수면 마취 등 보호자가 필요한 일이 생길 때마다 병원에 동행하고 있다.
남씨도 이 고시원 3층에서 산다. 오전 5시 30분이면 일어나 밤새 쌓인 쓰레기를 치우고 층마다 하나 있는 공용 화장실과 샤워실을 청 정시무료상담 소한다. 남씨 사무실에는 소염 진통제와 수면 유도제가 놓여 있었다. 남씨는 “정신 질환자, 알코올중독자들과 함께 생활하니 24시간 긴장 상태로 살아 밤에 잠이 잘 안 온다”며 “나이 60이 넘으니 청소만 하면 관절이 시큰거려 약으로 버틴다”고 했다.
‘돈도 가족도 없는 상황’이 남씨에겐 남 일이 아니다. 형제도 없이 할머니 손에서 자란 그 보증인대출 는 괌, 사이판에서 28년간 수퍼마켓을 운영했다. 그러다 사기를 당해 하루아침에 돈을 모두 잃고 건강도 나빠져 2018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2020년 먼 친척인 고시원 주인 제안으로 지금 일을 시작했다. 남씨는 “부양할 가족도 없고 전 재산을 잃고 나니 돈 욕심이 없어졌다”며 “외로운 사람들끼리 서로 돌보고 사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