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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자체 개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미국의 초고율 관세 부과를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이자, 중국과 관계 복원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온 무력 과시다. 인도가 경제·안보의 전방위 압박 속에서도 독자적 방위 역량을 내세우며 대내외에 힘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본토 대부분 사정권
21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 국방부는 전날 밤 “동부 오디샤주(州) 찬디푸르 통합시험장에서 IRBM인 ‘아그니-5’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며 “이번 시험으로서울가스 주식
모든 작전·기술적 요건이 검증됐다”고 밝혔다. 아그니-5는 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가 파키스탄과 중국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개발해온 아그니 시리즈의 최신 버전이다. 사거리 5,000㎞ 이상으로, 최신 항법·유도 시스템을 갖춰 정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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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4월 인도 오디샤주 윌러섬에서 아그니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디아투데이는 “다탄두(MIRV) 기술이 적용돼 단 하나의 미사일로 여러 목표물의 타격이 가능하다”며 “전략적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는 꾸준히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시험해왔다. 지백경
난해 9월에도 사거리 3,500㎞급 ‘아그니-4’를 발사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번 실험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는 의미다.

군사적 억지력 유지 과시?
다만 시점이 공교롭다. 아그니 시리즈는 오랜 ‘앙숙’ 중국과 파키스탄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 무기다. 상대국 군사 기지를 타격할 수 있어 인도 핵 억지 온라인황금성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특히 아그니-5는 실전 배치 시 중국 본토 대부분을 사정권에 두게 된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인도와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2020년 히말라야 국경 충돌 이후 경색됐던 양국 관계는 최근 미국의 관세 압박 속에 빠르게 복원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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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가 19일 뉴델리에서 인도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인도 총리실 제공


지난 18, 19일에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인도와 중국은 적대나 위협이 아닌 파트너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 자리에서 5년 전 중단된 직항편 재개에 합의했고, 관광 비자 발급과 교역 확대에도 나서기로 했다.
모디 총리는 오는 31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도 유력하다. 외교 무대에서는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인도는 동시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을 꺼내 들며 군사적 억지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에 대해 치에티지 바지파이 채텀하우스 남아시아 수석연구원은 “중국·인도 관계는 장기적인 전략적 재편이라기보다는 단기적인 전술적 조정”이라며 국경 분쟁과 파키스탄 변수 등 핵심 갈등이 남아있는 한 안보 불신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3일 인도 콜카타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형을 불태우며 미국의 관세 정책에 항의하고 있다. 콜카타=AFP 연합뉴스



미국 경고에도 러시아와 밀착
이번 발사는 미국을 향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도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추가 25% 관세를 결정했다. 오는 27일부터는 인도산 수입품에 총 50%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그럼에도 인도는 러시아와의 밀착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경고에도 인도 국영 정유사들은 오히려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늘렸다”며 “8월에는 수입량이 하루 200만 배럴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연내 뉴델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다. AFP통신은 “이번 발사는 미국의 관세 인상 발효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이뤄졌다”며 “워싱턴의 위협에 맞서 힘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