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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촬영한 물루 피너클. 열대기후의 장대비가 연약한 석회암을 수백만 년에 걸쳐 녹이며 피너클을 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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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물어보고, 가고 싶은 곳은 꼭 가봐야 직성이 풀린다. 그런 성향이 늘 순탄한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지난 3월, 그 호기심 덕에 여태껏 살면서 가장 독한 산행을 경험했다. 2024년 12월, 월간<산> 윤성중 기자, 주민욱 기자와 함께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 있는 물루 피너클 등반을 시도했지만, 당일 내린 폭우로 올라가지 못했다. 그때 우리는 대피황금성릴
소에서 900m 떨어진 지점까지만 오르고 하산했다.
가보지 못한 길은 마음에 오래 남는다. 결국 참을 수 없는 호기심에, 3월 다시 그곳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주민욱 사진기자, 그리고 산행을 즐기는 배우 송호수씨가 함께했다.
캠프 5, 다시 시작점에 서다
3개월 만에 다시 찾은 구눙 물루국립공원은 우기온라인파칭코
에서 건기로 계절만 바뀌었을 뿐 그대로였다. 가이드 헨리의 유쾌한 인사도 여전했다. 물루 피너클 산행의 출발점, 캠프5로 향했다. 비행기로 7시간, 롱보트 1시간, 다시 정글 속을 3시간 걷는 긴 여정이었다.
캠프5까지는 차로 접근할 수 없어, 현지 롱보트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강폭이 좁아지고 여울이 깊어지는 지점, 쿠알라 리투하이리치
트Kuala Litut에서 배를 내렸다.
그곳부터는 9km를 걸어야 한다. 캠프5는 말레이시아 정글 깊숙이에 있다. 오지 중의 오지다. 숲 속을 걷다 보면, 중간중간 강변이 열리며 깎아지른 석회암 절벽과 새파란 하늘이 불쑥 시야에 들어온다. 이런 풍경을 몇 차례 지나치고 나서야 캠프5에 닿았다. 이곳은 물루산맥의 베나라트Benarat산과 시스템트레이딩프로그램
아피Api산 사이, 멜리나우계곡에 자리한 전진기지다. 단촐한 숙소가 한 번 와봤다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숙소 앞 강물에 몸을 담그고, 정글에서 얻은 열기를 식혔다. 다음날의 산행을 위해 우리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3시, 양철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에 잠이 깼다. 지난번의 악몽 같은 기억이 떠올랐다. '설마 이번에도 비 때문에 못 오르는 건 아닐까?' 하지만 아침이 되자 비가 그쳤다.
오전 6시 30분, 우리는 등산화 끈을 조이고, 머리에 헤드랜턴을 썼다. 드디어 물루 피너클을 향해 출발했다. 물루 피너클은 아피산Gunung Api 자락에 있는 석회암 바위기둥 지대를 일컫는다. 말레이시아군이 정글 적응 훈련지로 삼았을 만큼, 이 오르막은 악명 높다.



물루 피너클로 가는 과정은 꽤 길다. 먼저 국립공원 입구에서 롱보트를 타고 멜리나우 강을 1시간쯤 거슬러 올라야 한다.


수십 개의 날카로운 석회암 봉우리는 사라왁주의 상징이다. 말레이시아 100링깃 지폐 뒷면에 키나발루산과 함께 그 이미지가 새겨질 만큼 대표적인 풍경이다. 캠프5에서 피너클까지의 거리는 단 2.4km 떨어져 있고, 고도 1,200m를 올라야 한다. 이 수치만 보면 피너클까지 가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해발 135m에서 출발해 1,065m를 단숨에 올라야 하는 만큼, 체감 거리는 그 몇 배에 이른다. 코스의 평균 경사도는 45도. 초입부터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된다. 가이드 헨리는 우리에게 누누이 경고했다.
"여긴 정말 힘든 코스예요.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새벽이었지만 공기조차 후텁지근했다. 간밤의 비로 바위 표면은 얼음이 깔린 것처럼 미끄러웠고, 뱀처럼 구불거리는 나무 뿌리 때문에 발 디딜 틈도 없었다. 빗물과 이끼로 번들거리는 길 위에서, 몇 걸음만 내딛어도 숨이 턱에 찼다.
미니 피너클까지 1시간 안에 도착해야
물루 피너클 트레일에는 총 4곳의 컷오프Cut-off 지점이 있다. 현지 가이드 헨리는 출발 전 "1시간 안에 미니 피너클까지 도달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미니 피너클은 출발 후 고도 약 400m 지점에 위치한 바위 봉우리로, 이곳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전체 산행이 얼마나 걸릴지에 대한 기준이 된다. 여기까지 1시간 넘어 도착하면 일몰 전에 하산이 어렵기 때문에, 더는 정상으로 향할 수 없다.



낙엽에서 나온 유기산과 토양 속 철분이 녹아들어 붉은빛을 띤 계곡. 캠프5로 가는 정글 초입에서 볼 수 있다.


기대에 찬 우리는 출발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말수가 줄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나무뿌리를 움켜쥐고 석회암 틈에 몸을 걸치며 기어올라야 했다. 급경사 구간에는 낡은 밧줄이 드문드문 설치돼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캠프5와의 거리 900m 지점, 미니 피너클에 가까스로 도착했다. 작년 12월, 윤성중 기자와 함께 올랐다가 하산한 지점이다. 새벽에 함께 출발한 C씨(캠프5에 함께 머물렀던 외국의 다른 팀 중 한 명)는 중반쯤부터 걸음이 무거워지더니, 컷오프 시간이 임박해서 도착했다. 흠뻑 젖은 채 숨을 고르던 그에게 가이드 헨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다음 지점까지 갈 수 있겠어요?"
C씨는 고민하더니, 아쉬워하며 하산을 선택했다. 이곳에선 누구든 그런 판단이 필요하다. 헨리에 따르면, 물루 피너클 도전자 중 약 10~15%는 중간에 하산을 결정한다고 한다. 짧은 숨고르기 후, 우리는 두 번째 컷오프 지점을 향해 출발했다. 1.2km쯤 가야 했다.
거리로는 고작 300m지만, 오르는 데 30분이 걸렸다. 나무늘보도 이보단 빠르겠다 싶었다. 손으로는 바위를 짚고, 다리로 몸을 밀어 온몸으로 산을 기어 올랐다. 이 구간에는 하산할 때 마실 물 1리터를 내려놓는 게 암묵적인 룰이다. 배낭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우리도 약속한 듯 각자 물통 하나씩을 바위 옆에 내려놨다. 배낭이 가벼워져 한결 수월할 줄 알았는데 경사는 더 가파르고, 길은 바위 틈과 미끄러운 돌무더기 사이로 이어졌다. 우리는 발 디딜 곳을 찾기 위해 바위에 매달려 숨을 골랐다.



캠프5를 떠나 피너클을 보기 위해 가파른 산길을 오르고 있다. 초입부터 급경사 바위 구간이 나온다.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구간이 많아 장갑 착용은 필수다.


고도 800m 구간부터 숨 쉴 틈조차 없었다
한국의 대부분 산은 제 아무리 가파른 오르막일지라도 그 끝엔 한숨 돌릴 평지가 나오지만, 이곳엔 그런 여유가 없었다. 엉덩이 하나 걸칠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 뾰족한 바위 틈에 발을 디딜 때마다 아슬아슬했다. 발이 빠져 미끄러지면 곧바로 큰 부상을 입을 것 같았다.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가이드 헨리가 길 옆에 솟은 길쭉한 통모양의 식물을 가리켰다.
"이건 물루에서만 볼 수 있는 네펜데스입니다."
벌레잡이통풀이었다. 속을 들여다보니, 곤충 한두 마리가 막 빠진 듯 발버둥치고 있었다. 나도 안에 빠진 벌레처럼 정글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벌레의 처지와 내가 비슷하다고 느꼈다.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나' 후회했다.



첫 번째 컷오프 타임 지역(캠프5로부터 900m 지점, 해발 400m). '미니 피너클'로 불리는 지점으로, 출발 후 1시간 이내에 도달해야 한다. 기준 시간 초과 시 가이드는 하산을 권고한다.


얼마 후 30년 차 산악전문 사진가 주민욱 기자가 말했다.
"여기 등산 난이도는 극상이라고 써야 돼요. 아무나 올 수 있는 산이 아니에요."
관악산을 200번 정도 올랐다는 베테랑 등산 마니아 송호수씨도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 오르막에 이렇게 위험한 길은 우리나라에는 없어요."
설악산 공룡능선이나 북한산 주능선도 바위는 험하지만 이렇게 미끄럽거나 날카롭지 않다. 우리나라 산은 화강암이나 편마암이 대부분이라, 등산화만 잘 갖추면 미끄러지지 않고 바위에 착 붙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길'이라기보다는, 틈을 찾은 다음 그 안에 몸을 구겨 넣고 따라가는 식의 산행이었다.



데드존Dead Zone 구간의 수직 사다리. 데드존은 고도 1,000m 지점부터 시작된다. 총 17개의 철제 사다리를 타고 약 400m를 더 올라야 한다. 사다리의 경사는 70~80도로 거의 수직에 가깝다.


캠프5와의 거리 2km 지점, 해발 1,000m 부근에서 첫 번째 사다리와 '데드 존Dead Zone'이라는 표지판을 만났다. '죽음의 구간'이라니, 이름부터 무시무시했다. 철제 사다리들이 수직 절벽에 매달려 있었다. 이 구간의 경사는 70~80도 정도 됐다. 수직에 가까운 바윗길을, 17개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야 했다. 사다리를 타고 절벽 옆에 박힌 철제 구조물을 발디딤 삼아 한 발 한 발 고도를 높였다. 날카로운 바위와 미끄러운 나무뿌리를 더듬는 것보다, 삐걱거리는 사다리를 타는 게 차라리 나았다.
바위 틈은 갈수록 좁아졌고, 손 닿는 곳마다 무뎌진 칼날처럼 날 선 석회암뿐이었다. 장갑이 너덜너덜해진 걸 보니 이게 없었더라면 손바닥이 성할 리 없었겠다 싶었다. 좁아지는 바위 틈 사이로 시야도 갇혔다. 더는 못 가겠다 싶을 무렵, 모퉁이를 돌자 굉장한 풍경이 펼쳐졌다. 출발 후 4시간이 지나 있었다. 마침내 우리는 피너클 전망대에 도착했다.
'아, 이건 정말 대단한 거구나!'



안개에 싸인 물루 피너클. 최대 높이 50m에 달하는 수 십개의 석회암 봉우리들이 열대우림 위로 칼날처럼 솟아 있다. 유네스코는 이곳을


우리는 모두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안개 사이로, 정글 위로 수십 개의 석회암 봉우리가 칼날처럼 솟아 있었다. 길에 쏟았던 땀과 탄식, 그 모든 힘들었던 순간이 시원한 바람을 타고 흩어졌다.
안개가 걷히자, 40~50m 높이의 회색 바위 봉우리들이 차례로 얼굴을 드러냈다. 숲 위를 찌르듯 솟은 석회암의 모습은,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결코 담을 수 없는 어떤 강렬함을 선사했다. 두 번째 방문이지만, 다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내가 잘 설명한다 해도, 이 풍경은 직접 올라와서 봐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진조차 그 감동을 제대로 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느꼈다. 새가 되어 저 피너클 사이를 날아가는 상상을 했다. 눈 앞의 바위가 실제하는 것인지 손끝으로 확인해보고 싶었다. 주민욱 기자가 드론을 띄우자, 카메라는 피너클 능선을 따라 미끄러지듯 날아갔다.



물루 피너클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일반인에게 개방된 유일한 전망대다. 포토존 뒤는 수백 미터 낭떠러지다.


수억 년 세월이 빚어낸 석회암 첨탑 사이로, 열대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이곳은 본래 열대 바다였다. 산호와 해양 생물의 껍질이 쌓여 형성된 석회암 지층은, 지각 변동으로 융기하며 산이 되었다. 석회암은 장대비에 쉽게 녹는다. 연약한 부분은 빗물에 침식되고, 단단한 부분만 남아 지금의 피너클이 되었다.
피너클은 단순한 경관이 아니라, 열대 카르스트 지형의 진면목을 보여 주는 자연의 작품이다. 지질학 책 한 줄 안 읽어본 사람도, 이 풍경 앞에 서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아, 이건 뭔가 대단한 거구나!
정상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30분이었다.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 사진을 찍기에도 빠듯했다. 오전 11시 30분, 가이드가 손목시계를 톡톡 두드리며 서두르자고 했다. 하산이 더 힘들다고 하니, 우리는 재빨리 채비를 마쳤다. 칼날 같은 봉우리들은 점점 흐릿해졌고, 그 아래로 밀림의 안개가 바닥부터 차오르기 시작했다. 피너클은 다시 숲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보다 훨씬 더 매서웠다. 경사가 급해 조심스럽게 내려와야 하므로 체력이 남아 있어도 속도를 내기 힘들었다.
"저, 못 가겠어요."
나도 모르게 바닥에 주저앉았다. 함께 내려가던 주민욱 기자가 말없이 스틱을 건넸다.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송호수씨가 주민욱 기자의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대신 멨다. 그는 오를 땐 컨디션이 좋지 않아 힘들어했지만, 하산 땐 누구보다 안정된 걸음으로 우리 뒤를 든든히 받쳐줬다.



물루 국립공원 내에는 총 길이 480m의 캐노피(흔들다리)가 설치돼 있다. 지상 20~25m 높이에서 열대우림의 다양한 식생을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다.


잠시 후, 헨리가 말했다.
"5분 안에 비가 쏟아질 겁니다."
그는 정글을 손바닥처럼 꿰고 있는 현지 부족 출신 가이드였다. 물루 피너클을 100번 넘게 오르내린 베테랑답게 판단이 빨랐다. 그 말이 떨어진 지 몇 분도 안 돼, 후두둑 장대비가 쏟아졌다.
하산까지 약 40분이 남은 시점이었다. 우비는 꺼내지 않았다. 차라리 비가 반가웠다. 땀과 먼지를 뒤집어 쓴 나를 비가 씻어 주었다. 해방감이 들었다. 비는 반가웠지만, 길은 더 미끄럽고 시야는 흐릿했다. 올라갈 땐 끝까지 오르겠다는 마음뿐이었는데, 내려올 땐 그냥 무사히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6시간의 하산끝에 캠프 5에 도착하니 오후 4시였다. 시계에 찍힌 왕복 7.64km라는 숫자가 기가 막혔다. 녹초가 된 상태에 비해 짧은 거리였기 때문이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만큼 힘든 산행은 처음이었어요."
누군가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위로가 됐다. 헨리가 물었다.
"왜 다시 왔어요?"
이유는 많았지만, 결국 답은 하나였다.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거든요."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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