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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는 2025년 3월2일 봉쇄됐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세력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1단계가 종료된 다음날이다. 봉쇄는 지금껏 이어진다. 물·식량·연료·의약품 등 구호물품조차 차단된 채다. 이집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는 4월12일 더욱 철저히 고립됐다. 3월18일 이스라엘군이 전쟁을 재개한 이후 공들여온 ‘모라그 회랑’이 완성된 날이다. ‘모라그’는 2005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일방적으로 철군하기 전까지 라파와 인근 칸유 캐피탈신용대출상품 니스 사이에 있던 유대인 불법 정착촌 이름이다.
모라그 회랑 조성하고 라파 완전 봉쇄
“지난 밤부터 가자지구에서 우리는 태세를 전환했다. 이스라엘군은 더 많은 땅을 장악하고, 테러범을 소탕하고, 기반시설을 파괴할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4월2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제 가자지구를 분할하고, 단계적으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필요서류 로 압박 수위를 높여 인질 석방을 유도할 것”이라며 “모라그 회랑은 제2의 필라델피 회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 국경 지역에 자리한 필라델피 회랑은 폭 100m, 길이 14㎞에 이르는 거대한 통로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7개월째를 맞은 2024년 5월7일 필라델피 회랑을 장악하고 이집트 국경 일대에 병력을 주둔시켰다. 새마을금고 합격자소서
가자지구 북부와 중·남부를 동서로 가르는 네차림 회랑도 있다. 2024년 2월 건설 당시만 해도 길이 6㎞에 폭이 2㎞가 되지 않았는데, 이후 주변 건물을 모두 파괴해 폭을 4㎞까지 넓혔다. 이스라엘군은 전쟁을 재개한 직후인 3월19일 네차림 회랑을 다시 장악하고, 가자시티를 포함한 북부 일대를 고립시켰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 토목공사원가계산 엘은 4월12일 “이스라엘 군당국은 궁극적으로 이집트 국경부터 라파 전역을 포함해 칸유니스 외곽까지 ‘완충지대’를 확대할 것”이라며 “가자지구 면적의 20%에 이르는 규모”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전쟁을 재개한 직후부터 라파 일대에서 민간인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고립된 라파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까?
3월23일 새벽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취득세 계산 공세가 격해졌다. 부상당한 주민 후송을 위해 구급차가 출동했다. 이스라엘군은 구급차를 공격했다. 지원을 위해 여러 대의 구급차와 소방차 등이 추가로 급파됐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이슬람권의 적십자사) 소속 구급요원과 민간 구조대원, 소방대원, 유엔 직원 등 출동한 인원은 모두 17명이다. 그리고 연락이 끊겼다.



2025년 4월15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외곽 나스르 지역에서 주민들이 폭격으로 파괴된 거리를 지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실종자 수소문을 위해선 현장 접근이 필요했다. 군사작전은 불을 뿜고 있었다. 유엔과 적신월사는 이스라엘군 쪽에 안전한 현장 접근권 보장을 요구했다. 협상은 지리하게 이어졌다. 닷새나 걸렸다. 마침내 도착한 현장은 충격적이었다. 실종자 15명의 주검을 찾아냈다. 집단 암매장된 채였다. 파괴된 구급차와 소방차, 유엔 차량도 발견됐다. 톰 플레처 유엔 인도주의 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렇게 썼다. “주민 목숨을 구하기 위해 달려간 이들을 이스라엘군이 살해했다. 해명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한다.” 국제법은 의료진을 포함한 인도주의적 활동가를 공격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전쟁범죄’란 뜻이다.
암매장된 희생자 휴대전화에서 증거 영상
이스라엘 쪽 반응은 예상을 한 치도 빗나가지 않았다.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3월30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사망자 가운데 9명은 하마스와 이슬람지하드 소속 무장대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스라엘군은 구급차를 함부로 공격하지 않는다. (사건 당시) 전조등도 경광등도 켜지 않은 수상한 차량 여러 대가 접근해왔고, 그래서 사격을 가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4월1일 “현장으로 출동한 17명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적신월사 구급요원은 구금돼 뭇매를 맞은 뒤 풀려났다. 1명은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쪽 주장은 거짓이었다. 사건 당시 현장 상황을 담은 영상이 암매장된 희생자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 전조등과 경광등을 켠 구급차 대열이 기습 총격을 당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스라엘 군당국은 “현장에서 보내온 초기 정보에 오류가 있었다”며, 이례적으로 ‘실수’를 인정했다.
4월13일 실종됐던 생존자 1명의 행방이 알려졌다. 이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이스라엘 군당국이 실종된 구급요원 아사드 나사스라(47)를 구금하고 있다고 통보해왔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쪽은 나사스라의 상태가 어떤지, 구금한 이유는 뭔지, 구금한 장소는 어디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4월15일 사망자 15명 가운데 유엔 직원을 뺀 나머지 14명의 부검 결과를 입수해 보도했다. 부검은 4월1~5일 가자지구 보건당국 소속 부검의 아마드 다이르 박사가 실시했으며, 노르웨이 오슬로대학병원 소속 법의학자 아르네 스트라이페데르센 박사가 결과 보고서를 감수했단다. 부검 결과 사망자 가운데 6명은 가슴 또는 등에, 4명은 머리에 총을 맞았다. 대부분 여러 군데 총상을 입었다. 복부 또는 가슴에 파편을 맞고 숨진 이들도 있었다. 상당수 주검은 팔다리 등 신체의 일부가 잘려나갔고, 1구는 골반 아래가 잘려나갔다. 사건 당시 총격 외에 폭발이 있었음을 방증한다. 손에 결박당한 흔적이 있는 주검도 있었다. 이스라엘군 쪽은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2025년 4월12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파괴된 가자이슬람대학에서 피란민들이 빨래를 널어놓고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법까지 고쳐서 13살 소년 구금
비극은 오늘, 가자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점령된 땅에선 언제든, 어디서든 벌어진다. 최근 전해진 두 가지 사연을 되새겨보자.
1967년 6월5~10일 이집트·시리아·요르단을 중심으로 한 아랍 국가와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였다. 제3차 중동전쟁 또는 6일 전쟁으로 불린다. 전쟁은 이스라엘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땅 골란고원과 함께 팔레스타인 땅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를 점령했다. 아마드 마나스라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동예루살렘의 아랍계 집단 거주지역인 베이트 하니나에서 2002년 1월 태어났다. 이스라엘이 점령지에 세운 유대인 불법 정착촌 피스가트 제에브가 지척인 곳이다.
중학교 2학년 때인 2015년 10월13일 아마드는 두 살 위인 사촌 형 하산 마나스라와 피스가트 제에브로 들어갔다. 두 소년의 손엔 흉기가 들려 있었다. 유대 정착민에 대한 적개심 탓으로 보인다. 하산은 경비원 1명과 13살 소년 1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아마드는 흉기를 휘두르지 않았다. 하산은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도망치던 아마드는 차량에 치인 뒤 뭇매를 맞고 체포됐다. 두개골 골절상을 입은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구금됐다.
당시 이스라엘 소년법은 14살 이하 청소년에 대한 징역형을 금하고 있었다. 아마드의 재판은 그가 만 14살이 되는 2016년 1월 이후까지 이어졌다. 법원은 아마드가 흉기를 휘두르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1심에선 징역 12년형이 선고됐고, 항소로 징역 9년6개월형으로 감형됐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그해 11월 소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테러 혐의가 확정된 피의자는 12살부터 구금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뼈대다.
체포와 수사 과정에서 강압과 가혹행위 의혹이 불거졌지만 소용없었다. 아마드는 수감 생활 초기부터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인권단체 앰네스티는 2022년 6월17일 성명을 내어 “아마드 마나스라는 2021년 10월 조현병과 극심한 우울증 등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스라엘 교정당국은 2021년 11월 다른 수감자와 싸운 것을 이유로 아마드를 독방으로 옮겼다. 하루 23시간 외부와 차단된 그의 상태는 갈수록 나빠졌다. 그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이스라엘 법원은 “테러 혐의가 확정된 피의자는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버텼다.
아마드는 2025년 4월10일 만기 출소했다. 13살 소년은 23살 청년이 됐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그의 변호사 칼레드 자바르카의 말을 따 “이스라엘 교정당국은 아마드 마나스라가 수감됐던 나프하 교도소에서 가족에게 인계하지 않고, 외부에 홀로 방치했다”고 전했다. 그는 교도소에서 약 100㎞ 떨어진 베르셰바 지역에서 발견됐다. 우연히 발견한 행인이 가족에게 연락한 뒤에야 아마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025년 4월14일 폐허가 된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에서 어린이가 연을 날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17살 소년은 집으로 가지 못했다
왈리드 아마드(17)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는 2024년 9월 요르단강 서안 소도시 실와드에서 이스라엘군을 향해 돌멩이를 던진 혐의로 체포됐다. 기소도, 재판도 없이 이스라엘 북부 메기도 교도소에서 6개월째 수감 중이던 그는 3월22일 아침 운동 시간에 갑자기 쓰러졌다. 교도소 진료실로 옮겨진 그는 심폐소생술 등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인권단체 디펜스포칠드런 팔레스타인 지부는 4월3일 자료를 내어 “부검 결과 장기간에 걸친 굶주림에 따른 영양실조와 탈수, 감염 등이 사망 원인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이스라엘 교정당국은 아직까지 그의 주검을 가족에게 넘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4월6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한 팔레스타인 주민은 적어도 63명이며, 사망자 가운데 미성년자는 왈리드 아마드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560일째를 맞은 2025년 4월16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5만1025명이 숨지고, 11만643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