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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도 서있기만 숨을 놓았다. 했다. 본사를계간지 ‘비욘드 로컬’을 창간한 박우현 기획위원은 “잡지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고, 지역과 지역을 잇고 한국의 로컬과 일본의 로컬까지 잇고자 한다”고 밝혔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태되지 않는 것을 목표로 내달리던 홍동우씨는 어느 날 의문이 들었다. 이게 과연 내가 원하던 삶인가? 스무살이 되던 여름, 작은 스쿠터를 타고 전국을 떠돌았다. 도로 끝에서 마주한 낯선 바다와 산, 오래된 골목길, 사람들과의 만남이 마음을 흔들었다. 그 여행이 직업으로 이어졌다. 전국일주 여행사를 차려 수천명의 사람들과 대한민국 곳곳을 누볐다.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여행지에서도 성취 강박에 시달리는 걸 목격했다.
그는 청년들을 불러 6주간 전남 목포에서 릴게임예시
살아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정착을 강요하지도 않았고, 그저 충분히 쉬고 자신을 돌아볼 시간만 갖게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연고 없는 그곳에서 계속 살아가려는 청년이 무려 30명이나 생겼다. 누군가는 식당을 열고, 누군가는 회사를 차리고, 누군가는 로컬 브랜드를 만들었다. 목포의 ‘괜찮아마을’이 생겨난 배경이다.종가매수

지난달 창간된 잡지 ‘비욘드 로컬’에는 목포뿐만 아니라, 지리산, 남해, 제주, 울릉도 등 전국에서 지역을 새롭게 발견하거나 살리거나 연결하는 사례들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로컬’을 주제로 한 계간지 ‘비욘드 로컬’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발행하는 격주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의 ‘잡지 속 잡지’로 세상에 나왔다. 기존의 ‘기획회의’ 온라인 황금성
구독자에게 ‘비욘드 로컬’은 무료로 발송되며, ‘비욘드 로컬’만 원하는 독자는 따로 구독 신청을 할 수도 있다. 구독 신청이 꽤 늘어나는 등 순항 중인 가운데 박우현 기획위원을 만나서 창간 배경과 비전을 들어봤다.
“지난해 ‘기획회의’가 창간 600호를 맞았잖아요. 출판의 본령이 미래에 대한 새로운 가치와 의제 설정이기에, 논의 끝에 한국저축통장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키워드로 ‘로컬’을 뽑았죠. ‘기획회의’에서 로컬 특집을 다섯 차례 진행하고 그 결과를 단행본 ‘로컬 라이프 트렌드’(북바이북)로 펴내는 과정에서 로컬 콘텐츠에 대한 수요와 호응을 확인하면서 잡지 창간까지 이어졌습니다.”
‘로컬’ 전문가로서 지난해부터 ‘기획회의’에 합류한 박우현 기획위원에게 ‘로컬’이 삶의 동양종금ELW
키워드가 된 것은 10여년 전 서울에서 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으로 이사하면서부터다. “동천동이 그냥 베드타운인 줄 알았는데, 세월호 참사 뒤 주민들이 뭉치기 시작했어요. 맨날 광화문에 갈 게 아니라 우리 동네에서도 진상 규명 촉구 행사와 추모제를 해보자면서 주민과 지역 커뮤니티들이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을 보면서 지역 주민이 모이는 사랑방 같은 공간의 필요성을 절감했어요. 그 결과 ‘우주소년’이라는 동네 서점을 차리게 됐고, 그곳에서 다양한 독서모임을 비롯해 소규모 강좌가 열리면서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2014년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더숲)라는 책 저자를 지역에 초대해 북토크를 열었던 경험은 ‘로컬’을 향해 한발짝 크게 내딛게 만들었다. 이 책은 일본의 시골 빵집이 천연균을 직접 채취하는 친환경 방식으로 빵을 구워 판매함으로써 동네 주민의 삶과 지역을 변화시키는 내용이다. 책을 감동적으로 읽은 주민들은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를 직접 만나고 싶어 했다. 주민들은 크라우드펀딩으로 저자의 비행기표 값과 체류비를 마련하고 인근 학교 대강당을 빌려 저자를 초청했다. 무려 200여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주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받은 저자는 이듬해 자신의 빵집으로 주민들을 초대했다. 이렇게 시작된 만남은 매년 이어져, ‘천연균에서 찾은 오래된 미래’(우주소년)라는 책의 출간으로도 연결됐으며, 지금은 전국에서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아 1년에 두세 차례 이 빵집을 비롯한 일본의 다양한 로컬 사례를 방문하는 탐방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일본의 지역 활성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관련 책들을 기획하고 번역·출간까지 하면서 배움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그가 번역한 우치다 다쓰루의 ‘로컬로 턴!’(이숲)과 ‘한 걸음 뒤의 세상’(이숲)은 로컬 지향적 삶이 무엇이고 또 지역 살리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길잡이와 같은 책이다.
2년간 경남 밀양에 내려가 지역 콘텐츠 피디로 일하면서 지역 청년의 활동을 기록하고 알리는 활동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수많은 지역 살리기 활동가들이 이 잡지를 창간하게 된 자원이자 동력이 됐다.
요즘에는 한국과 일본의 로컬 콘텐츠를 소개하고 서로를 잇는 프로그램 기획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지역이 쇠락하고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는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고가 나면서 대전환이 일어났어요. 수도권에 몰렸던 청년들이 진실을 은폐하는 일본 정부의 민낯을 보면서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죠. 인구절벽은 일본에서 먼저 시작됐지만 한국의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한국과 일본은 인류가 한번도 직면하지 않은 새로운 과제에 직면한 거죠. 즉 우리가 ‘과제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가 여러 실험을 통해 선제적으로 해법과 가능성을 마련한다면 우리도 좋지만 국제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비욘드 로컬’의 장기적 비전인 셈이다. 올해 네번의 계간지를 펴낸 뒤 안정적인 수요가 확인되면 내년에는 ‘기획회의’에서 독립된 잡지로 펴내고 온라인 플랫폼도 만들 예정이다. “제가 하는 일도 잡지가 하는 일도, 사람과 사람을 잇고, 사람과 지역을 잇고, 한국의 로컬과 일본의 로컬까지 잇고자 하는 겁니다. 우리는 이걸 ‘연결 기획’이라고 불러요. 연결을 통해 뭔가 복닥복닥 사람이 모인 공론의 공간으로 확장돼 나아가길 기대해요.”



박우현 ‘비욘드 로컬’ 기획위원(맨 오른쪽)은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저자인 와타나베 부부를 매년 만난다. 박우현씨 제공


그는 마지막으로 “로컬은 삶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로컬은 단순히 지리적이고 장소적인 의미가 아니에요. 소비 중심의 도시적 삶에서 벗어나도 로컬의 가치를 알면 얼마든지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에 내려가서도 똑같이 마트와 쇼핑몰을 찾고 대량소비를 한다면 그건 로컬이라고 할 수 없어요. 마찬가지로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로컬적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재구성하는 삶의 대전환이자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되는 방법이 바로 로컬 지향이죠.”
글·사진 김아리 객원기자 a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