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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 넘어 내놓은 데뷔작이었다. “재난 영화인데 코미디? 말이 돼? 포스터도 이상해.” 2019년 영화 ‘엑시트’로 장편 데뷔에 도전한 이상근(47) 감독 주위에는 안 될 거라는 수군거림이 대부분이었다. 분위기는 개봉 이후 반전됐다. 942만명, 거의 1000만명에 가까운 흥행 성적을 거두며 백수 작가이던 이 감독을 일시에 흥행 감독에 올려놨다. 우쭐해질 틈도 없오리온 주식
이 준비에 들어간 두 번째 장편 ‘악마가 이사왔다’(이하 악이사)로 이 감독이 다시 관객을 만난다. 이번에도 그가 직접 쓰고 연출했다. 지난 13일 개봉한 ‘악이사’는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있는 유일한 오리지널 각본의 한국 영화다. 이 감독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데뷔작이 천만을 달성하지 못해서 더 좋았다”며 “목표 지점이 생길 정도만큼 모자라서 오히려스마트폰추천
분발해서 신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에서 백수 청년 길구(안보현)가 악마(임윤아)를 등에 업은 아랫집 주인 장수(성동일)를 돕고 있다./CJ ENM


신작 ‘악이사’는 ‘엑시트’보다 먼저 쓴100%수익나는주식은패턴이있다
각본이다. 이 감독은 한때 청년 백수였다. 20대 후반에 제작사 외유내강에 들어가 류승완 감독의 연출부로 일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사 과정을 마치고 세상에 나왔으나 감독 데뷔는 먼 길이었다. 꿈은 영화였으나 주업은 웨딩 촬영과 뮤직비디오 제작 아르바이트였다. “서른 중반이 넘어가니 너무 무섭더라고요. 제가 게을렀어요. 꿈꾸는 데만 빠져서 관객의 심판을 미래에셋적립식펀드
받기를 미뤄왔던 거죠.” 마지막 승부수를 위해 각본을 완성하겠다는 각오로 스터디카페에 눌러앉았다.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하루 18시간씩 썼다. 새벽 2시만 되면 악마로 변신하는 여성, 그녀와 비밀스러운 데이트를 하는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 ‘악이사’가 그렇게 나왔다.
각본을 썼다고 해서 바로 길이 트이진 않았다. 제작사가 필요했다. 황제티브이
이 감독은 “다행히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께서 각본의 가능성을 알아봐 주셨다”며 “지금이라도 강 대표님을 번쩍 업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악이사’에는 이 감독의 자전적 일상이 스며있다. 백수 시절, 야밤 산책길에 빠지게 된 게 인형 뽑기였다. ‘악이사’에서 백수로 설정된 남자 주인공(안보현)은 뽑힐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우는 인형을 얻으려고 끝까지 매달린다. 주인공과 악마를 이어주는 은은한 미소의 인형은 영화를 향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 감독 꿈의 상징이기도 하다.
로맨스 드라마인데 오컬트와 호러가 비치면서 코미디도 살아있다. 이 감독의 코미디는 장타다. 짧게 치고 빠지는 단타의 폭소가 아니라 서서히 빠져들다가 마지막에 크게 울린다. 이 감독은 “코미디가 가장 빠르고 정교한 감정이라 어떤 작품이든 살리려고 한다”며 “웃음 사이 행간에서 인간을 발견하는 코미디가 목표”라고 말했다.
신인 감독도 천만 가까운 관객이 가능했던 6년 전과 요즘 극장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흥행 걱정이 안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외적 요인을 대는 건 제 자신을 위한 핑계인 것 같다”며 “창작자가 잘 만들면 관객도 알아봐 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시원하게 목욕하고 나서 우유 한잔 마셨을 때 기분, 그런 기분을 관객들에게 드리고 싶어요. 다정한 위로가 필요할 때, 세상의 나쁜 면을 보고 지쳤을 때 영화관에서 순수하고 뭉클한 감정을 느껴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