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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였어.[김원장의 미디어 RE바운드]
[미디어오늘 김원장 경제 칼럼니스트]



▲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주식을 사고팔아 수익을 남겨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다만 아주 많은 주식을 가진 사람은 주식을 팔 때 양도세를 내야 한다. '그 기준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계속 논란이다. 정부와 여당은 한 종목당 10억 원 이상 가진 사람이라면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고팔아 돈을 벌면 세금(양도차익의 20~25%)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정부는 종목당10만원재테크
주식을 50억 원 넘게 갖고 있어야 세금을 내도록 법을 완화했다. 그랬더니 지난 2023년에는 3272명이 주식을 사고팔아 9조4000억 원을 벌었다고 신고했다. 1인당 평균 29억 원을 벌었다. 이 세제 완화로 한 종목에 49억 원어치 주식을 갖고 있었던 대주주는 설령 주식을 사고팔아 10억 원을 남겼어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게 됐다. 정부 여당은 온라인 손오공 릴게임
이 기준을 다시 강화하려다 증시 투자자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러면 대주주들이 주식을 팔고 떠난다'고 믿는다. 그래서 '결국 일반 주주들도 피해를 본다'고 믿는다. 언론은 이를 그대로 인용해 보도한다. 실제 양도세 기준을 피하려고 과세 기준일(한해 마지막 주식 거래일) 전에 큰손들이 주식을 파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앤츠스탁
시 관계자나 세무사들은 이른바 큰손들이 주식을 팔고 난 뒤 대부분 해가 지나면 다시 주식을 사들인다고 말한다. “대주주가 해마다 주식을 팔기만 하면 우리나라에 대주주가 어디 남아있겠어요?”
그러니 단기 변동성만 강화될 뿐, 양도세 기준 강화로 대주주들이 자꾸 증시를 떠난다는 주장은 통계적 근거가 없다. 대주주 주식 양도세 기준이 10억 원고래사냥투자법
이 좋을지 50억 원이 좋을지 결정하는 것은 국회의 몫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토론과 논쟁은 반드시 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해야한다.
대중이 한 번 믿으면 우리 언론은 흔히 그것을 사실인 양 보도한다. 지난 2020년 정부는 전세 세입자가 한번 계약을 하면 다음 2년은 자동으로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임대차보호법'을 개정했다. 그러자 사럭키세븐
람들은 '그럼 화가 난 집주인들이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전월세 가격을 크게 올릴 것이다'라고 했다. 언론은 이를 그대로 받아썼다. '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결국 서민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은 그렇게 사실로 굳어졌다.
시장경제에서 공급 주체가 화가 나서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다면, 장사가 안되서 화가 난 우리 동네 냉면집 사장님은 왜 가격을 안 올릴까. 언론은 하지만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는 물론, 심지어 일본도 한번 임대차 계약을 한 세입자가 원하면 10년, 20년 넘게 계속 거주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보도하지 않는다.



▲ 서울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말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6억 원 이상은 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그러자 한 경제신문은 '공급 절실한데 재건축도 글렀네' 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시작하면 조합원들이 주변 아파트로 이주를 해야 하는데, 이주비 대출 상한도 6억 원이라 마땅한 전세를 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니 재건축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실제 그럴까.

건설사는 이주비가 부족하면 '추가 이주비'를 얼마든지 빌려준다. 건설사에 전화 한 통이면, 아니 동네 부동산 중개사도 다 아는 내용이다. 설령 건설사가 이주비로 10억 원을 빌려주려다 6억 원만 빌려주면 조합원들이 손해를 보는 걸까. 어차피 다 건설사가 조합원들에게 받아가는 건축비에 포함된다.
이렇게 대출규제를 비판하면서 정작 정부의 대출 규제를 6억 원 이하로 줄여야 한다거나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하지 않는다. 비판을 하는데 정책 대안을 말하지 않는다. 코로나가 무섭게 번지던 2020년 봄, 몇몇 일간지들은 '만원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마스크 의무화 무슨 소용있나' 같은 기사를 쏟아냈다. 정부의 방역 정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하면서도,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말자는 주장은 하지 않는다. 코로나 백신 부작용에 대한 비판도 연일 이어졌다. 국민은 백신을 맞을 때마다 크게 불안했다. 하지만 어떤 신문도 우리나라만 백신을 맞지 말자는 주장은 하지 않았다.
이런 보도가 이어지면 대중들은 잘못된 조건을 기준으로 어떤 정책을 판단하게 된다. 결국 좋은 정책이 도입되는 것을 막고, 그 정책 효과도 떨어뜨린다. 오늘도 우리 언론은 <중국인, 우리 동네 오면 인당 5만 원”… '조공'까지 바치며 관광마케팅 해야 되나> 같은 기사를 내보낸다. 경상남도가 경남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5만 원의 숙박비를 지원하는 것을 비판하는 기사다. 5만 원의 재정을 투입해 얻는 효과나 이를 통한 재정 낭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은 없다. 진짜 '조공'일까.
이런 기사에는 '중국인 정치인이 뒤에 있는 것 아니냐'는 댓글이 붙는다. 참고로 우리 소득의 5분의1 정도인 태국은 올해 중국 소도시에서 출발하는 관광 전세기에 편당 1500만 원 정도를 지원한다. 우리 돈 170억 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