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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건축상을 받은 건물들은 대개 웅장하거나 화려한 외관을 평가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 서울건축상 수상 건물들은 예외다. 서울시 강병근 총괄건축가는 최근 기자에게 "규모와 무관하게 혁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정함으로써 신진 건축가들에게 등용 기회를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궁금증을 자극했다. 그래서 상을 받은 건물들을 15일 직접 방문해 확인해 봤다. 눈으로 경험한 수상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움직임과 시선, 생각이 흐르는 또 다른 인공적 자연이었다.
코어해체시스템 – "개방감, 자유 연말정산세액 로운 흐름"

성동구 성수동에 건립된 '코어해체시스템'은 올해 서울건축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패션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thisisneverthat)으로 유명한 JKND사의 사옥이다. 건물 이름처럼 건축물의 '코어'(엘리베이터, 계단 등 수직 구조가 한데 모여있는 공간)의 기존 문법을 해체했다.

재테크란 중앙에 '가위계단'으로 불리는 계단만 남겨놓고 엘리베이터는 직사각형 건물 양쪽 끝으로 뺐다. 건물을 수직으로 꿰뚫으면서도 일하는 공간과 경계없이 만들어진 '가위계단'은 한 번에 세 개 층을 연결하며 사람들을 흘려보내고 또 들이는 순환 흐름을 창조했다. 



코 아웃백 직장인 어해체시스템 내부. 한쪽 끝에 엘리베이터가 보인다. 권민철 기자


한양규(푸하하하건축사사무소) 건축사는 "엘리베이터만으로 건물을 오르내리면 결국 공간을 쓰지 않겠다는 뜻과 같다"며 "계단을 건축의 심장부에 배치한 건 공간을 더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제 집담보대출서류 거된 내부기둥과 간격 넓은 보가 만들어낸 개방감 역시 이 건물의 상징이다. 여기에 1.5m 단위로 세분화된 설비 모듈 덕에 사무실은 필요에 따라 쪼개지고 합쳐질 수 있다. 저층부의 의류 매장을 찾는 방문객과 상주자의 동선은 절대 간섭하지 않게, 한 뼘의 공간도 버려지지 않도록 설계했다. 서울건축상 심사위원들은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공간미가 건축의 본질을 미필자 대출 드러냈다"고 이 건물을 평가했다.
서울 AI 허브 – "거대한 공유의 실험"



메가플로어 내부 공유면. 권민철 기자



서초구 우면동의 '서울 AI 허브/메가플로어'는 우수상을 수상한 건물이다. AI 특화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허브' 답게 시종일관 시너지와 공유의 가치가 촘촘히 스며들어 있다. 건물명인 '메가플로어'가 그를 개념화했다.

위에서 바라봤을 때 ㅁ자 모양의 건물은 ㄱ자 모양의 북쪽과 동쪽 두 면을 코어로 하고 있다. 그 두 면은 입주사들이 사무실로 쓴다. 나머지 ㄴ자는 코어를 없앤 자유 공간이다. '메가플로어'라는 건물 이름은 이 ㄴ자 모양의 공간에서 따왔다.
높이와 바닥면적이 각기 다른 거대한 광장들이 이 곳에 펼쳐져 있다. 드론 테스트도 가능하도록 여러 층고로 설계했다고 한다. 층과 층이 공유하는 거대한 빈 공간은 아직 그 미래가 선명하지 않은 AI 산업의 성격을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ㄱ자와 ㄴ자가 만나는 곳에 만들어 놓은 넓은 테라스는 협업과 시너지의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메가 플로어 외부. 왼쪽은 코어면은 사무실, 오른쪽은 내부에 빈공간이 많은 공유면이다. 권민철 기자


내부와 달리 건물의 외관은 거대 굵은 빗줄기를 연상시키는 콘크리트 기둥으로 통일감을 주고 있다. 설계자인 이승택 건축사(에스티피엠제이건축사사무소)는 "건물 외부와 내부를 동일 콘크리트 재료만을 사용해 중성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 건물은 주변과의 조화도 중시했다. 건물의 방향은 옆을 흐르는 양재천과 엇나가지 않게 각도를 틀었다. 인접 건물과의 연결을 감안해 건물 외부엔 아무런 경계 표시도 하지 않았고, 주변 조경도 누구든지 와서 건물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건축물의 아름다움은 이렇게 주변과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산하고 있다.
커피 공연장 – "가로수길에 쌓아 올린 무대"



커피 공연장의 외경. 권민철 기자



마지막으로 세 번째 방문한 건물은 신사동 가로수길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커피 공연장'이라는 상업 시설이다. 아담한 테라스가 층층이 쌓여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다.

건물명 '커피 공연장'은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가까이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가까운 도시 풍경을 관람하라는 뜻에서 지었다. 가로수길 위의 일상을 공연처럼 즐기라는 뜻이다. 즉 5층까지 이어진 테라스가 객석이고, 거리가 무대인 것이다.
물론 가로수길을 걷는 사람들은 이 건물 외견과 내부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더욱이 건물은 대지 경계선에서 한 걸음 물러서며 보행자에게 여유를 돌려줬다. 이번에는 그 빈 공간과 건물이 또 다른 '무대'가 되는 것이다.



커피 공연장 루프탑. 김종오씨 제공


건축사 김성민(맵스아키텍츠)은 "도시의 공공성과 상업성을 결합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커피 전문 회사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도시 공연장'으로 만든 이유"라고 말했다.
낮에는 카페, 저녁에는 공연, 때로는 시민들의 쉼터. 기능은 시시각각 바뀌었지만 '소통의 장치'라는 건축의 본질은 분명했다.
아쉬움도 남았다. 당초에는 건물 입면을 두르고 있는 콘크리트 V자 지지면들을 화분으로 쓰도록 설계했다. 가로수길을 수직으로 올린 듯한 모양을 연출하려 했지만 식물 관리 문제로 일부만 구현됐다. 김 대표는 "건축은 사람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어야 한다"며 "서울 곳곳에 사람들이 탐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건축 공간을 늘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에 돌아본 건축물들은 저마다 다른 장소성과 실험을 품고 있다. 계단 하나로 끝을 없앤 흐름(코어해체시스템), 공유와 실험의 광장을 쌓아 올린 구조(서울 AI 허브), 그리고 거리를 무대로 바꾼 테라스(커피 공연장).
건축은 어떤 공간 위에 뭔가를 쌓아 올리는 단순한 물리적 형상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정신적 소산물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9일부터 21일까지 북촌문화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서울건축문화제에 참여하면 일반인들도 수상작품을 견학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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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권민철 기자 twinpine@cbs.co.kr
진실엔 컷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