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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 회장 윤철호)가 주는 한국출판공로상 특별공로상을 받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출협은 박 교수와 이 책을 낸 출판사가 학문과 출판의 자유를 지켜내는 데 헌신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해당 저작이 일제의 전시성폭력 문제를 간과하고 단순화했다는 비판 또한 만만찮다.
출협은 다음달 13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여는 제39회 책의 날 기념식 및 출판문화 발전 유공자 포상 시상식에서 박 교수와 ‘제국의 위안부’를 펴낸 출판사 뿌리와이파리 정종주 대표에게 특별공로상을 수상한다고 29일 밝혔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박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 부산은행소상공인대출 (SNS)를 통해 “반갑고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소감을 적었다.
유공자 포상 심사는 출협 임원들과 출판계 외부 전문가까지 총 8명이 담당했다. 한국출판공로상 운영위원장인 곽미순 출협 부회장은 “심사위원회 안에서 갑론을박은 있었지만 11년간 법정에서 출판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투쟁한 점을 높이 샀다. 광복 80주년과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부산 아파트 매매 맞아 이 책에 대해 좀 더 활발하게 공론화를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2013년 첫 출간된 ‘제국의 위안부’에서 박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이자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로 규정하고, 일본군 지휘 아래의 강제연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2015년 12월 검찰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박 교수를 기소했다. 모집인들이 2017년 형사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일부 표현을 허위사실로 판단해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023년 10월 대법원은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만한 사실의 적시로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이 사건을 다시 맡은 서울고법은 지난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무죄는 최종 확정됐다. 지난 1월 민 서민금융 사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패소했다. 또한 책의 일부 내용을 삭제해야 출판·배포할 수 있도록 했던 기존 가처분 결정도 지난 7월 취소됐다.
출협의 이번 포상 결정은 ‘학문과 출판의 자유’를 강조하는 취지에서 내려졌으나, 논란이 큰 저작과 저자에게 공로상을 주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휴대폰 요금제 ‘제국의 위안부’는 일제가 벌인 조직적 전시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왜곡했다는 비판도 여전히 거세기 때문이다. 한일 간 ‘화해’를 강조한다는 이유로 보수 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권명아 동아대 교수는 “학문적 타당성이 결여된 저작물이 노이즈 마케팅으로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임에도 출판 단체가 주는 공로상 수상자로 결정된 것이 우려된다”라며 “(해당 책의) 명예훼손 고발에 대해 동의하지 않지만 침해에 대한 성찰과 반성은 부재한 채 ‘지원단체’에 대한 적대적 공격을 정당화하고 이른바 ‘정대협’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를 한국에서 강하게 부상시킨 계기가 되었다. 또 민족, 계급, 지역, 젠더, 연령 등이 복잡하게 작용한 일본군 ‘위안부’ 동원 문제를 배타적인 민족주의 대 여성(지식인)이라는 신화로 만들어 이 문제를 단순화했다”고 비판했다.
이유진 선임기자 fr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