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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한 머리핀을 그녀는 혜주가 모았다. 맞아? 나를.일본 우익 세력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10일 도쿄 스이도바시역 인근에서 진행한 '야스쿠니신사 무단 합사 철폐' 촉구 촛불 행진에 욱일기와 일장기를 들며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일 시민단체들은 이날 2019년 이후 6년 만에 촛불 행진을 열었다. 도쿄=류호 특파원시네 조센진 (죽어라 조선인)
일본 우익 세력
일본 우익 세력들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에 모인 한일 시민단체를 향해 온갖 욕설을 쏟아내며 고성을 질렀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벌인 전쟁에 강제동원돼 숨진 조선인과 유족들의 동의 없이 제2차 세계대전·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있는 야스쿠니신사 합사 명부에 이름을 올린 하나은행 만행에 대한 사죄를 촉구한 한일 시민단체의 '야스쿠니신사 무단 합사 철폐' 촛불 행진 집회를 방해하면서다. 우익 세력은 시위 현장인 스이도바시역 거리 곳곳에 대기하며 거친 언행으로 위협을 가했다.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높이 들어 보이며 세 과시도 잊지 않았다.
이번 집회는 코로나19로 중단되면서 2019년 이후 6년 만 119머니무직자 에 열렸다. 한국과 일본 시민단체 인사 약 150명이 참석해 40분간 "야스쿠니 노(No)"를 외치며 행진했다. 집회 현장에서 도보 25분이면 제2차 세계대전·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갈 수 있었지만, 우익 세력을 자극하지 않고자 스이도바시역 인근에서만 진행했다.
한양대 대학원한국, 일본 시민단체와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무단 합사된 한국인 희생자 유족들이 10일 도쿄 도내에서 '야스쿠니신사 무단 합사 철폐' 촉구 촛불 행진을 열어 이동하고 있다. 도쿄=류호 특파원
그러나 우익 세력은 한국 시민단체가 참가한다는 소식을 미리 알고 시위 현장에 몰려와 "한국으로 돌 경상북도지방자치단체 아가라 조센진", "더럽다 조센진" 등 한국인을 비하하는 멸칭을 거리낌 없이 내뱉었다. 일본인들을 향해선 "너희가 일본의 망신"이라고 조롱했고, 일부러 시비를 걸어 일촉즉발 대치 상황을 만들었다.
다행히 주최 측의 평화적인 시위와 경찰의 통제로 집회는 조용히 끝났다. 한국 측 참가자인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예전엔 반대편 신용불량자가되면 도로에서 시위대를 향해 차로 돌진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우익화에 침략 전쟁 미화 확산 우려
일본의 패전일인 15일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려는 방문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야스쿠니신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곳이다. 도쿄=류호 특파원
우익 세력이 6년 만에 나타나 반(反)야스쿠니신사 활동 저지에 총력으로 맞선 건 최근 우익화가 진행되는 일본 사회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지난달 20일 실시한 참의원(상원) 선거 결과 '일본인 퍼스트'라는 슬로건을 내건 우익 정당 참정당은 대중 정당으로 올라섰다. 선거 전 의석수는 1석에 불과했지만, 지지율 급등에 한때 20석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20석은 참정당이 독자적으로 예산안과 법안을 제출할 수 있는 수치다. 결과는 15석이었지만, 참정당은 이번 선거의 최대 수혜자가 되며 일본 국민이 주목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참정당의 인기로 증명된 일본의 우익화에 우익 세력의 자신감은 몰라보게 커졌다. 한껏 고무된 분위기는 2차 대전 패전 80주년이었던 지난 15일 야스쿠니신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미야 소헤이 참정당 대표가 야스쿠니신사에 나타나자 인기 아이돌을 연상하게 하듯 참배객들이 몰려들었다. 그는 당 소속 중(하원)·참의원 18명과 지방의회 의원 등 88명을 데리고 집단 참배했다.
가미야 소헤이(앞줄 왼쪽 세 번째) 일본 참정당 대표가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인 15일 도쿄 야스쿠니신사에서 당 소속 국회·지방의회 의원들과 집단 참배하고 나온 뒤 지지자와 기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산케이신문 유튜브 캡처
참정당이 다른 날에 집단 참배한 적은 있지만 패전일에 야스쿠니신사에 몰려든 건 올해가 처음이다. 가미야 대표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돌아가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외교상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참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미야 대표의 말대로 우익 세력은 야스쿠니신사 안에서, 신사와 가장 가까운 구단시타역에서 이시바 총리의 직접 참배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였다.
참정당이 우익 세력에 호소하려 집단 참배한 건 야스쿠니신사가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야스쿠니신사는 신을 모시기 위한 국가 최고 사원이나, 그 중심에 '일왕'이 있기에 단순한 종교 시설로 볼 수 없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기 전까지 일왕을 '살아있는 신'으로 여겼고, 모든 종교와 신사가 일왕을 위해 존재하는 신정일치 체제를 만들었다.
야스쿠니신사는 이에 따라 청일전쟁으로 시작된 일본의 아시아 침략 전쟁에서 사망한 자국 군인들에게 '일왕을 위해 싸우다 죽었다'는 명분을 붙여 제사를 지내는 국가 최고 시설로 쓰였다. 일왕이 일으킨 전쟁에서 죽는 건 명예로운 일로 치부됐고, 침략 전쟁을 정당화한 근거가 됐다. 재일동포인 서승 전 우석대 석좌교수는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우익의 정신적 지주 같은 역할을 하는 핵심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위험한 길 가는 일본, 야스쿠니 본질 알려야"
일본 우익 세력으로 추정되는 인사들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80주년인 15일 도쿄 야스쿠니신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일본이 전쟁 가해국이 아닌 피해국이라고 주장했다. 도쿄=류호 특파원
참정당과 우익 세력은 야스쿠니신사를 거점 삼아 '제국주의 회귀적 역사관'을 알리고 있다. 2023년 9월 도쿄에서 열린 참정당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선 참석자들이 일장기를 흔들며 오열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대형 스크린에선 일본 국가와 함께 태평양전쟁 당시 특공대가 전투를 벌이는 동영상이 흘러나왔다.
가미야 대표는 이 자리에서 태평양전쟁이 아닌 '대동아전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전쟁이 벌어진 건 서양 국가들의 음모였다"고 주장했다. 침략 전쟁을 미화하며 일본이 전쟁 가해국이 아닌 피해국이라는 황당한 말만 쏟아냈다. 대동아전쟁은 2차 대전 당시 아시아 국가들이 서구 열강으로부터 독립하려면 일본 제국주의가 지배하는 '대동아공영권' 질서하에 놓여야 한다는 뜻으로, 침략 전쟁을 미화한 의미다. 일본 정부도 금기어로 인식해 쓰지 않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2차 대전 이전 회귀적 역사관은 참정당의 매우 강한 특징"이라며 "참정당 지지자들은 가미야 대표를 '우국지사'로 인식한다"고 분석했다.
일본 사회는 차기 중의원(하원) 선거를 주목하고 있다. 참정당이 참의원에선 영향력을 키웠지만, 아직 국회 운영의 중심인 중의원에선 3석에 불과하다. 중의원은 총리 인선권과 예산 편성권, 조약 비준권을 가진다. 그러나 위험한 역사관으로 무장한 참정당이 차기 선거를 통해 중의원에서도 의석수를 많이 늘릴 경우 우익 세력의 사상이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참정당은 '전력 보유 금지'를 명시한 일본의 평화헌법 9조를 삭제하고 군대를 가진 '보통 국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실장은 "아베 신조 정부의 침략 전쟁 미화 교육의 결과가 참정당의 부상으로 나타났고, 일본 사회가 어느 때보다 위험한 길로 가고 있다"며 "동아시아의 평화를 실현하려면 야스쿠니신사의 본질을 알리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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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0516080001416)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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