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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강보한
등록일: 26-01-0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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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식 기자]
▲ 기자가 구매했던 <주간 금요일>. 한국의 시인 윤동주를 특집으로 다룬 이 주간지는 표지 기사에 "사망 80년이 지나도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는 시인 윤동주의 시는 (읽으면) 마음이 맑아진다"면서 "만약 그가 더 살아 있었다면 우리에게 어떤 시를 들려줬을까?"라며 그를 향한 그리운 시선을 담았다.(사진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4년 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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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관식
지난 12월 중순, 하카타에 도착하자마자 습관이라도 된 것처럼 서점부터 찾았다. 온갖 눈길을 끄는 표지가 손짓하고 이것저것 둘러보고 메모하느라 분주했다. 그러던 찰나 잡지 한 바다이야기고래출현 권의 표지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어?'
윤동주 시인이었다. 학사모를 쓴 그는 입을 가지런히 다문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책을 집어 들었다. 마지막 남은 한 권이었다. 발행처는 진보 성향 시사잡지 <주간 금요일>(週刊 金曜日, 슈칸 킨요비). 일본에서 발행하는 잡지가 한국인 시인 윤동주를 표지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기사로 다룬 것이다. 일본 잡지사에서 윤동주를 크게 실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 기사로 그들이 지향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숙소에 이르게 도착해 한장 한장 천천히 펼쳤다. 무려 15페이지에 걸쳐 그의 생애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윤동주가 공부했던 도쿄 릿쿄대학(立教大学)의 니시하라 렌타(西原廉太) 총장, 교토 도시샤대학(同 야마토게임장 志社大学)의 고하라 가츠히로(小原克博) 학장 인터뷰를 비롯해, '후쿠오카·윤동주 시를 읽는 모임'과 함께 그가 옥사한 후쿠오카 형무소 부지를 찾은 현장 이야기도 담았다. '윤동주 연구가'가 있다는 사실도 윤동주를 바라보는 일본 사회의 시선이 어떤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곧 다가올 2월 16일은 윤동주 시인의 서거 81주기이기도 하다.
릴게임손오공 일본 역사연구가 오기노 후지오(荻野 富士夫)와의 대담도 의미 있었다. '치안유지법의 사상 선별을 계승하는 스파이방지법'이라는 제목의 이 꼭지는 1943년 치안 유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2년 만에 옥사한 윤동주를 기리며, 이것이야말로 현재 타카이치 사나에 정부가 추진하는 '스파이 방지법'과 유사하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윤동주. 매년 수학능력시험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그 이름. 이날 그가 소중히 남겼다는 시 중 '쉽게 씌여진 시', '병원', '참회록' 등을 검색해 한 자 한 자 곱씹으며 그를 다시 떠올렸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 '쉽게 씌여진 시'에서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에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 '병원'에서
▲ 일본 도쿄 릿쿄대에서 제막식을 통해 공개된 시인 윤동주 기념비 앞에 꽃이 놓여 있다. 도쿄에 윤동주 기념비가 세워진 것은 최초로 알려졌다. 2025.10.11
ⓒ 연합뉴스
'쉽게 씌여진 시'는 윤동주가 릿쿄대 재학 당시 지었던 마지막 시다. 이 대학 니시하라 총장은 <주간 금요일>과 한 인터뷰에 "윤(동주)이 릿쿄 캠퍼스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고민했는지, 한편으로 당시 일본 사회가 그를 어떻게 대했는지 절절하게 묘사돼 있다"라면서 "시 마지막에 '나와 내가 악수한다'는 구절은 (일본에서) 그의 손을 잡아줄 상대가 없었다는 표현"이라며 그의 문학적 가치를 인정함과 동시에 당시의 상황을 애석해 했다.
책을 덮고 나니 궁금증이 더 커졌다. 오늘날 일본 사회에 윤동주는 어떤 의미이며, 그의 시가 품은 언어와 양심의 저항을 일본 사회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어쩌면 시인, 그 이상의 의미인 걸까?
<주간 금요일> 편집부에 12월 22일 인터뷰 요청 메일을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뷰에 응하겠다"라며 회신이 왔다. 재일동포이자 진보매체 첫 여성 사장으로 취임한 문성희 발행인이었다. 그는 "갈수록 보수화되는 일본 사회에서 진보 잡지를 지켜야 한다"라는 사명감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윤동주, 여전히 일본 사회의 양심과 마음을 두드린다
▲ 문성희 <주간금요일> 발행인
ⓒ 승미
- 간단히 소개하자면.
"고등학교까지 조선학교를 다녔다. 아오야마학원(青山学院) 대학 졸업 후 <조선신보>에서 20여 년간 기자로 일했다. 평양특파원도 두 번 했다. 하지만 2002년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실이 드러났고, 난 오보를 책임지고 퇴사했다. 독자에게 책임져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후 도쿄대 대학원에서 북한 경제를 연구했고, 2017년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간 금요일>에는 2018년에 입사, 2021년 편집장, 2024년부터 발행인 겸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 일본 내 첫 진보 매체 발행인으로 알고 있다. 어떤 각오와 목표를 갖고 있나.
"나는 재일동포 2세다. 일본의 민주주의가 공고히 유지돼야만 재일동포 역시 일본에서 차별 없는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내는 데 있어서 <주간 금요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일본 내 출판 환경도 어렵지만 그럴수록 지속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시인 윤동주를 표지로 그리고 특집으로 다루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떤 문제 의식과 판단이 있었나.
"시인 윤동주가 잠시 다녔던 릿쿄대학에서 지난 10월 11일, 그의 기념비가 건립돼 제막식을 했다. 서거 8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서시'에도 있듯,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윤동주처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의 시는 그런 울림이 있다. 그래서 오랜 세월 여전히 많은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각도로 찾아보자고 결심한 것이 계기였다."
윤동주의 시는 이해하기 쉽고 아름다워
▲ <주간 금요일> 특집 첫 장. 오른쪽 하단 전문 첫 줄을 보면 '한국의 시인 윤동주...'라고 적힌 부분을 볼 수 있다.
ⓒ 김관식
- 그럼, 현재까지도 일본 사회가 시인 윤동주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문학가를 넘어 어떤 상징이 있는 건가.
"일본에서는 순수하게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 이번 호에 '후쿠오카·윤동주 시를 읽는 모임' 회원을 여러 명 인터뷰했다. 그들 모두 '윤동주의 시는 이해하기 쉽고 아름다워 매우 좋아한다'라고 답했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시 한두 편을 줄줄 읊을 정도로 윤동주의 시를 잘 알고 있었다.
- 이번 기사를 보니, 그 모임을 주최하는 한 회원이 "우리가 그의 시를 읽는 한, 그의 시와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 있다.
"마나기 미키코 씨의 말이다. 그런가 하면, 릿쿄대 OG(동문)이자 윤동주 연구자인 야나기하라 야스코 씨는 매번 강연 등에서 '군국주의시대에 쓰인 시를 민주주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공감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 윤동주 특집 중에 '스파이 방지법'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게재했다. 이것이 윤동주에게 적용했던 '치안유지법'과 유사하며, 오늘날의 사상을 통제하고 선별하려는 취지로 보고 있다. 이것이 한국 국가보안법의 기초가 됐다는 것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일본 사회는 '스파이 방지법'을 어떻게 바라 보고 있나.
"현재, 일본 정부는 이 법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알다시피 윤동주는 '치안유지법'으로 체포, 감옥에서 죽게 된다. 스파이 방지법은 치안유지법의 '사상 선별'을 계승하고 있다. 이미 참정당과 국민민주당이 이 법안을 제출했고,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와 일본유신회도 적극적이다."
"한글로 시를 쓴 청년 윤동주, 모두 가슴에 새겨주길"
▲ 옛 후쿠오카 형무소 자리라고 짐작되는 터. 인근에는 후쿠오카 구치소가 자리하고 있다. 모모치니시 공원에서는 매년 윤동주 추모식이 열린다. 그의 고종사촌 송몽규도 같은 형무소에서 한달 차이로 순국했다. 광복을 불과 6개월 남겨둔 시점이었다.
ⓒ 문성희
- 이번 윤동주 특집을 진행하며 느낀 것이 있다면.
"나도 이번에 많은 걸 배우고 새로운 걸 알게 됐다. 그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윤동주와 관련한 장소의 르포를 모두 게재하고자 한 것이다. 다행히도 윤동주가 태어난 간도(현, 중국 연변자치주), 한국에 대해서는 다른 기고자분들이 협력해주셨다. 일본과 관련해서는 모두 내가 취재했다. 아쉬웠던 건 북한인데, 취재가 어려워서 문익환 목사가 북한에 방문했을 때 도착 성명에서 언급한 점, 김일성 주석이 자신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 윤동주를 언급한 부분을 부각했다."
- 오는 2월 16일은 윤동주 시인의 서거일이다. 시인이 남긴 자유와 저항의 메시지가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특집에 관해 내외부에서 어떤 평가가 나왔나. 특히 한일 양국 젊은 세대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보나.
"아마존에서는 잡지 출간 2주가 훨씬 지났는데도 아직 많은 사람이 구매하고 있다. 한국의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가 보도했고, 유튜버도 이를 소개해 주었다. 감사하다. 한국도 물론이지만 일본 내 젊은 세대도 윤동주에 대해 알아주길 바란다. 27세 나이로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이면 조선어(한국어)로 시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시대가 두 번 다시 오지 않도록 모두가 윤동주를 오래도록 기억해주길 바란다.
나는, 시인 윤동주를 통해서 정치적 메시지를 낼 생각은 없다. 다만, 이렇게 아름답고 알기 쉬운 시를 조선어로 쓴 조선 시인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한일 모두 가슴 깊이 새겨주길 바랄 뿐이다."
- <주간 금요일>은 그간 한국과 관련한 역사, 인권 등에도 목소리를 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잡지도 과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꾸준히 다뤄왔고, '징용공' 문제도 크게 게재했다. 최근에는 조세이탄광 유골 발굴 문제를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탄광이나 댐 건설 등에 동원돼 희생된 조선인 유골 발굴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우리 잡지의 노선은 한일관계가 진전되기 위해서라도 과거 문제를 제대로 옳게 바라봐야 한다는 기조다."
-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1993년 창간한 <주간 금요일>은 기업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독자들의 구독료로 운영되는 독립언론이다. 한국의 <오마이뉴스>는 시민참여 언론으로 알고 있다. 두 매체 모두 많이 사랑해주길 바란다."
▲ <주간 금요일>에 게재된 사진을 보고 따라 나서 촬영했다. 후쿠오카 형무소 인근에는 이곳 카나쿠즈강(金屑川)이 있고, 이 강물은 하카타 만으로 흐른다. 바로 앞 바다 건너에 한국이 있다. 윤동주는 이 강 너머를 보며 어떤 생각에 잠겼을까.
ⓒ 김관식
▲ 기자가 구매했던 <주간 금요일>. 한국의 시인 윤동주를 특집으로 다룬 이 주간지는 표지 기사에 "사망 80년이 지나도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는 시인 윤동주의 시는 (읽으면) 마음이 맑아진다"면서 "만약 그가 더 살아 있었다면 우리에게 어떤 시를 들려줬을까?"라며 그를 향한 그리운 시선을 담았다.(사진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4년 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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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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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윤동주 시인이었다. 학사모를 쓴 그는 입을 가지런히 다문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책을 집어 들었다. 마지막 남은 한 권이었다. 발행처는 진보 성향 시사잡지 <주간 금요일>(週刊 金曜日, 슈칸 킨요비). 일본에서 발행하는 잡지가 한국인 시인 윤동주를 표지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기사로 다룬 것이다. 일본 잡지사에서 윤동주를 크게 실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 기사로 그들이 지향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숙소에 이르게 도착해 한장 한장 천천히 펼쳤다. 무려 15페이지에 걸쳐 그의 생애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윤동주가 공부했던 도쿄 릿쿄대학(立教大学)의 니시하라 렌타(西原廉太) 총장, 교토 도시샤대학(同 야마토게임장 志社大学)의 고하라 가츠히로(小原克博) 학장 인터뷰를 비롯해, '후쿠오카·윤동주 시를 읽는 모임'과 함께 그가 옥사한 후쿠오카 형무소 부지를 찾은 현장 이야기도 담았다. '윤동주 연구가'가 있다는 사실도 윤동주를 바라보는 일본 사회의 시선이 어떤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곧 다가올 2월 16일은 윤동주 시인의 서거 81주기이기도 하다.
릴게임손오공 일본 역사연구가 오기노 후지오(荻野 富士夫)와의 대담도 의미 있었다. '치안유지법의 사상 선별을 계승하는 스파이방지법'이라는 제목의 이 꼭지는 1943년 치안 유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2년 만에 옥사한 윤동주를 기리며, 이것이야말로 현재 타카이치 사나에 정부가 추진하는 '스파이 방지법'과 유사하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윤동주. 매년 수학능력시험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그 이름. 이날 그가 소중히 남겼다는 시 중 '쉽게 씌여진 시', '병원', '참회록' 등을 검색해 한 자 한 자 곱씹으며 그를 다시 떠올렸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 '쉽게 씌여진 시'에서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에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 '병원'에서
▲ 일본 도쿄 릿쿄대에서 제막식을 통해 공개된 시인 윤동주 기념비 앞에 꽃이 놓여 있다. 도쿄에 윤동주 기념비가 세워진 것은 최초로 알려졌다. 2025.10.11
ⓒ 연합뉴스
'쉽게 씌여진 시'는 윤동주가 릿쿄대 재학 당시 지었던 마지막 시다. 이 대학 니시하라 총장은 <주간 금요일>과 한 인터뷰에 "윤(동주)이 릿쿄 캠퍼스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고민했는지, 한편으로 당시 일본 사회가 그를 어떻게 대했는지 절절하게 묘사돼 있다"라면서 "시 마지막에 '나와 내가 악수한다'는 구절은 (일본에서) 그의 손을 잡아줄 상대가 없었다는 표현"이라며 그의 문학적 가치를 인정함과 동시에 당시의 상황을 애석해 했다.
책을 덮고 나니 궁금증이 더 커졌다. 오늘날 일본 사회에 윤동주는 어떤 의미이며, 그의 시가 품은 언어와 양심의 저항을 일본 사회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어쩌면 시인, 그 이상의 의미인 걸까?
<주간 금요일> 편집부에 12월 22일 인터뷰 요청 메일을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뷰에 응하겠다"라며 회신이 왔다. 재일동포이자 진보매체 첫 여성 사장으로 취임한 문성희 발행인이었다. 그는 "갈수록 보수화되는 일본 사회에서 진보 잡지를 지켜야 한다"라는 사명감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윤동주, 여전히 일본 사회의 양심과 마음을 두드린다
▲ 문성희 <주간금요일> 발행인
ⓒ 승미
- 간단히 소개하자면.
"고등학교까지 조선학교를 다녔다. 아오야마학원(青山学院) 대학 졸업 후 <조선신보>에서 20여 년간 기자로 일했다. 평양특파원도 두 번 했다. 하지만 2002년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실이 드러났고, 난 오보를 책임지고 퇴사했다. 독자에게 책임져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후 도쿄대 대학원에서 북한 경제를 연구했고, 2017년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간 금요일>에는 2018년에 입사, 2021년 편집장, 2024년부터 발행인 겸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 일본 내 첫 진보 매체 발행인으로 알고 있다. 어떤 각오와 목표를 갖고 있나.
"나는 재일동포 2세다. 일본의 민주주의가 공고히 유지돼야만 재일동포 역시 일본에서 차별 없는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내는 데 있어서 <주간 금요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일본 내 출판 환경도 어렵지만 그럴수록 지속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시인 윤동주를 표지로 그리고 특집으로 다루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떤 문제 의식과 판단이 있었나.
"시인 윤동주가 잠시 다녔던 릿쿄대학에서 지난 10월 11일, 그의 기념비가 건립돼 제막식을 했다. 서거 8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서시'에도 있듯,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윤동주처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의 시는 그런 울림이 있다. 그래서 오랜 세월 여전히 많은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각도로 찾아보자고 결심한 것이 계기였다."
윤동주의 시는 이해하기 쉽고 아름다워
▲ <주간 금요일> 특집 첫 장. 오른쪽 하단 전문 첫 줄을 보면 '한국의 시인 윤동주...'라고 적힌 부분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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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현재까지도 일본 사회가 시인 윤동주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문학가를 넘어 어떤 상징이 있는 건가.
"일본에서는 순수하게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 이번 호에 '후쿠오카·윤동주 시를 읽는 모임' 회원을 여러 명 인터뷰했다. 그들 모두 '윤동주의 시는 이해하기 쉽고 아름다워 매우 좋아한다'라고 답했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시 한두 편을 줄줄 읊을 정도로 윤동주의 시를 잘 알고 있었다.
- 이번 기사를 보니, 그 모임을 주최하는 한 회원이 "우리가 그의 시를 읽는 한, 그의 시와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 있다.
"마나기 미키코 씨의 말이다. 그런가 하면, 릿쿄대 OG(동문)이자 윤동주 연구자인 야나기하라 야스코 씨는 매번 강연 등에서 '군국주의시대에 쓰인 시를 민주주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공감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 윤동주 특집 중에 '스파이 방지법'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게재했다. 이것이 윤동주에게 적용했던 '치안유지법'과 유사하며, 오늘날의 사상을 통제하고 선별하려는 취지로 보고 있다. 이것이 한국 국가보안법의 기초가 됐다는 것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일본 사회는 '스파이 방지법'을 어떻게 바라 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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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시를 쓴 청년 윤동주, 모두 가슴에 새겨주길"
▲ 옛 후쿠오카 형무소 자리라고 짐작되는 터. 인근에는 후쿠오카 구치소가 자리하고 있다. 모모치니시 공원에서는 매년 윤동주 추모식이 열린다. 그의 고종사촌 송몽규도 같은 형무소에서 한달 차이로 순국했다. 광복을 불과 6개월 남겨둔 시점이었다.
ⓒ 문성희
- 이번 윤동주 특집을 진행하며 느낀 것이 있다면.
"나도 이번에 많은 걸 배우고 새로운 걸 알게 됐다. 그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윤동주와 관련한 장소의 르포를 모두 게재하고자 한 것이다. 다행히도 윤동주가 태어난 간도(현, 중국 연변자치주), 한국에 대해서는 다른 기고자분들이 협력해주셨다. 일본과 관련해서는 모두 내가 취재했다. 아쉬웠던 건 북한인데, 취재가 어려워서 문익환 목사가 북한에 방문했을 때 도착 성명에서 언급한 점, 김일성 주석이 자신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 윤동주를 언급한 부분을 부각했다."
- 오는 2월 16일은 윤동주 시인의 서거일이다. 시인이 남긴 자유와 저항의 메시지가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특집에 관해 내외부에서 어떤 평가가 나왔나. 특히 한일 양국 젊은 세대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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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인 윤동주를 통해서 정치적 메시지를 낼 생각은 없다. 다만, 이렇게 아름답고 알기 쉬운 시를 조선어로 쓴 조선 시인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한일 모두 가슴 깊이 새겨주길 바랄 뿐이다."
- <주간 금요일>은 그간 한국과 관련한 역사, 인권 등에도 목소리를 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잡지도 과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꾸준히 다뤄왔고, '징용공' 문제도 크게 게재했다. 최근에는 조세이탄광 유골 발굴 문제를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탄광이나 댐 건설 등에 동원돼 희생된 조선인 유골 발굴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우리 잡지의 노선은 한일관계가 진전되기 위해서라도 과거 문제를 제대로 옳게 바라봐야 한다는 기조다."
-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1993년 창간한 <주간 금요일>은 기업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독자들의 구독료로 운영되는 독립언론이다. 한국의 <오마이뉴스>는 시민참여 언론으로 알고 있다. 두 매체 모두 많이 사랑해주길 바란다."
▲ <주간 금요일>에 게재된 사진을 보고 따라 나서 촬영했다. 후쿠오카 형무소 인근에는 이곳 카나쿠즈강(金屑川)이 있고, 이 강물은 하카타 만으로 흐른다. 바로 앞 바다 건너에 한국이 있다. 윤동주는 이 강 너머를 보며 어떤 생각에 잠겼을까.
ⓒ 김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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