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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PA


스웨덴 정부가 독일 정부의 '탈(脫)원전 고집'에 일침을 가했다. 독일 정부가 원전을 부정하는 정책 기조를 바꾸고 자국의 전력 시장을 개편하지 않으면 스웨덴의 전기를 수출하지 않겠다는 엄포를 놓으면서다.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기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웨덴처럼 전기를 협상 지렛대로 외교전을 벌이는 '전기 무기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파산신청에바 부시 스웨덴 에너지부 장관(사진)은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독일과 스웨덴 남부의 전력망을 연결하는 한사 파워브리지(Hansa PowerBridge) 프로젝트를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한사 파워브리지는 독일과 스웨덴이 700메가와트(MW) 용량의 전기를 거래하기 위해 양국의 전력망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스마트폰 갈아타기 그는 "해당 프로젝트는 독일이 자국 전력 시장을 개편해 해외에서 값싼 전기를 과도하게 수입하는 것을 멈춰야만 승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이 국내 전력 시장을 입찰 구역으로 나누어 전기 네트워크의 효율성을 높이고 가격을 낮춘다면 스웨덴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정부가 독일 정부에 칼을 일반회생신청 빼든 것은 자국의 날뛰는 전력 가격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독일이 스웨덴의 저렴한 전력(특히 북부에서 생산된 수력 발전 전력)을 계속 대규모로 수입하면 스웨덴 내 전기 가격의 지역 간 격차가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스웨덴은 북부에 대부분의 수력 발전소가 위치해 있는 반면 송전망이 열악해 전기료가 지역별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부산금융단지 지난주 볼보 자동차 본사 등이 위치한 남부 최대 도시 예테보리에서는 전기 소비자들이 북부 도시 룰레오의 190배에 달하는 전력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부시 장관은 특히 독일의 탈원전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독일의 전력 가격이 높은 원인에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이 원전 폐쇄를 결정하고 유럽연합(EU) 신용대출 차원의 원자력발전 지원을 반대해온 데 있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은 대표적인 탈원전 국가였지만, 2022년 원전 재추진을 선언한 바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원전으로의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탈원전을 고수하는 독일은 EU의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대표적인 원전 강국인 프랑스와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다. 부시 장관은 "유럽이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을 멈추고, 시스템을 안정화하기 위해 기술에 대한 투자를 장려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REUTERS


이어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에너지 장관(사진)을 겨냥해 "어떠한 정치적 의지도 물리 법칙의 기본 원칙을 뛰어넘을 수 없다. 박사인 로베르트 하베크 장관조차도 그러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하베크 장관은 반(反)원전 성향의 녹색당 소속 정치인이다.
하베크 장관은 최근 독일 한델스블라트 신문이 주최한 베를린 산업 컨퍼런스에서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석탄 화력 발전을 2030년에 폐쇄하는 계획을 재고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전에서는 손을 뗐지만 원전을 대체할 만큼 안정적인 기저 전원을 확보하지 못해 석탄 발전을 당분간 계속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주 노르웨이에서는 정치인들이 "노르웨이와 덴마크, 독일, 영국을 연결하는 인터커넥터(해저 전력망)를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주변 국가들이 노르웨이의 전기를 막대하게 끌어다 쓰면서 노르웨이 전기료가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부시 장관은 이와 관련해 "열린 사고를 가진 진보적 국가인 노르웨이가 '유럽 간 상호 연결된 에너지 시스템에 속하고 싶지 않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은 유럽에 있어 슬픈 순간"이라며 "이는 (독일 등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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