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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전날 울산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발생한 흉기 살인미수 사건은 30대 남성이 이별을 통보한 여성에게 저지른 교제폭력 범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스토킹 신고를 접수한 후 가해자를 유치장에 유치하는 잠정조치를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초범이고 피해자가 원치 않는다" 등의 이유로 기각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북부경찰서는 전날 오후 북구 한 병원 주차장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범행 후 도주하려다 시민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됐고, 피해 지원대상 자는 중상을 입어 응급수술을 받았다.
A씨는 연인이었던 피해자가 이별을 통보하자 이달 초부터 폭행과 스토킹 등을 저질러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두 차례 신고를 받은 후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경찰은 A씨의 스토킹이 지속되자 지난 14일 잠정조치 1~4호를 검찰에 신청했다. 잠정조치는 서면경고(1호), 100m 접근 농협햇살론신청 금지(2호) 전기통신 접근 금지(3호), 위치추적 장치 부착(3호의2), 유치장 및 구치소 유치(4호) 등이다.
잠정조치는 경찰이 법원에 바로 신청할 수 없고, 구속영장처럼 검찰에 신청하면 검찰이 법원에 청구해야 한다.
그러나 검찰은 ▲피의자가 초범인 점 ▲범행 내용이 피해자에게 매달리는 점 ▲피해자가 원치 않는 점 ▲ 농협 햇살론 피의자 가족이 사건을 인지한 점 등을 들어 이를 기각했다. 대신 1~3호 조치만 재신청하도록 했다.
경찰은 결국 잠정조치 1~3호를 재신청해 법원의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지만, A씨는 이를 어기고 피해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이 경찰의 유치장 유치 조치를 기각하지 않았다면 범행을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현대저축은행 더머니 지난 26일 경기 의정부에서 60대 남성이 50대 여성을 살해한 사건도 경찰의 잠정조치가 검찰 단계에서 기각된 바 있다. 피해자는 세 차례 경찰에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며 신고했고, 지난 20일에는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가해자가 찾아왔다고 신고해 가해자 B씨가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체포 당시 B씨에게 긴급응급조치를 내리고, 검찰 표준주택가격 에 접근·연락 금지 등의 잠정조치를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스토킹 행위가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이지 않다'며 이를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제폭력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경찰청은 '가능한 모든 잠정조치를 신청해 대응하라'고 일선에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접근금지나 유치장 유치 등의 조치가 검찰을 거쳐야 하고, 법원 단계에서 기각되는 경우도 많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경찰이 법원에 스토킹 가해자에 대해 전자발찌 부착 잠정 조치를 신청한 건수는 449건이다. 하지만 법원이 이를 인용한 사례는 153건(34%)에 그쳤다. 최근 3년간 경찰의 잠정조치 4호(유치장 및 구치소 유치) 신청 건수 대비 법원의 결정 건수 평균 비율은 46.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