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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가명·42)씨는 지적장애 3급인 중학교 1학년 아들 이도현(가명·13)군의 고등학교 진학을 벌써부터 걱정한다. 지금 사는 서울 송파구 아파트 주변 고등학교 3곳에는 특수학급이 없다. 김씨는 “얼마 전 주변 사립고에 미리 특수학급 설치 가능성을 문의했는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중학교 특수학급에 함께 다녔던 아들의 친구는 얼마 전 고등학교를 찾아 동네를 떠났지만, 도현이네는 그조차 여의치 않다. “도현이는 여기 이사 오고도 1년 동안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했어요. 지적장애인은 환경 변화에 민감해 이사도 섣불리 할 수가 없오션파라다이스게임
습니다.”
장애를 지닌 특수교육 대상자 학부모들이 상급학교 진학을 두고 가슴앓이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교육받을 일반 초·중·고교 내 특수학급이 여전히 부족한데다, 사립학교 비중이 높은 고등학교로 갈수록 그 수가 점차 줄어드는 탓이다.
특수교육 대상자는 특수학교에 가거나, 또는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일반학급에 배동양종금증권 주식
치될 수 있다. 그러나 특수학교는 서울에 30여곳에 그치고, 장애 학생 대부분은 일반학급에서 지내기가 쉽지 않다. 특수학급이 절실한 이유다.
서울시교육청의 ‘특수학급 설치 현황’ 자료를 1일 보면, 서울시 특수교육 대상자는 2021년 1만2955명에서 올해 1만4909명으로 증가했지만,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유치원 포함)는 전체 2050강한종목
개 중 47.2%로 절반을 밑돈다.
그나마 초등학교에서 82.3%에 이르는 이 비중은 중학교(57.4%), 고등학교(33.6%)로 올라갈수록 점차 낮아진다. 특수교육법(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라 학교는 특수교육 대상자 입학을 거부할 수 없지만 특수학급 설치는 학교 재량에 맡겨진다. 학교 쪽이 “특수학급이 없어 일반학급에서 생활해릴게임 사이트 도메인
야 한다”고 하면, 부모들은 다른 학교를 찾아 떠도는 처지에 놓인다. 사실상 ‘입학 거부’인 셈이다.
특히 고등학교는 공립에 견줘 특수학급 설치 비율이 월등히 낮은 사립 비중이 높아 문제가 도드라진다. 고등학교는 서울 전체 318개 학교 중 사립이 200개(62.8%)인데, 특수학급이 설치된 곳은 21곳뿐이다.
공립학교는녹십자 주식
그나마 특수학급을 설치하라는 교육청의 요구를 수용하지만, 사립학교의 경우 설치에 훨씬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서울 노원구에서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김아무개(47)씨는 “학구열이 높은 지역일수록, 사립학교일수록 특수학급 설치에 반대가 심하고 학교도 설치에 소극적인 편”이라고 전했다. 전체 유·초·중·고를 대상으로 보면 공립학교의 특수학급 설치 비율은 75.3%인 반면, 사립학교는 고작 2.9%에 그친다.
서울시교육청 특수학급 설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는 ‘학교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특수학급 설치를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상위법인 특수교육법에는 제재 등 강제 조항이 없어 선언적 성격에 그친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특수교육 수요를 파악해 해당 학교에 특수학급 설치를 최소 1년 전부터 안내·지원하고 △지속해서 협조하지 않으면 일반학급을 줄이는 내용을 포함한 ‘제2차 특수학급 설치 5개년 기본계획’을 내놨다. 다만 효과는 미지수다. 한경근 단국대 교수(특수교육학)는 “학교에 설치를 강제하기 어려운 현행법 아래에서 교육청이 할 수 있는 최선이지만,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며 “입시 위주 교육 속에 특수학급이 방해가 된다고 여기는 학교와 학부모에게 특수학급의 교육적 효과와 필요성을 설득할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옥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부회장은 “장거리 통학이 어려운 장애 학생들이 오히려 받아주는 학교를 찾아 먼 곳을 전전하고 있다. 이는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지현씨는 “아이가 장애가 있다고 내가 유난을 떠는 건 아닌가 싶다”고 말한 뒤,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고 이어 말했다. “5천 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 근처에 특수학급이 없는 건 부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특수학급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