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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에게 남한은 오랜 기다림 끝에 닿은 땅이었지만, 그 길은 여전히 자갈밭이다. 탈북민들은 대부분 가진 재산이나 물적 기반 없이 남한에 도착한다. 북한에서의 재산은 사실상 쓸 수 없고, 중국 등 제3국에서 지내며 축적한 자원도 불법체류 상황 때문에 매우 제한적이다. 즉, 남한에 오면 ‘완전히 맨손’으로 시작하게 되므로 초기 정착금과 주거 지원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출발선이 된다. 하지만 보장된 지원금은 보증금으로 흩어지고, 임대주택의 벽은 이웃과의 거리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직장에서조차 말투 하나가 낙인이 되어 마음을 움츠리게 한다. 제도는 존재하지만, 삶은 여전히 편견의 그림자 속에서 흔들린다. 정책 일반회생신청 의 내용과 이에 대한 평가를 싣는다.









■ 제도는 풍족해도 현실은 벽에 가로막혀 탈북민에 대한 초기 지원이 충분히 이뤄져야 최소한의 생활 격차를 좁히고 부산후순위대출 , 지역사회에서 받는 차별과 편견을 완화할 수 있다. 제도적 뒷받침은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길잡이기도 하다. 정부는 탈북민의 정착을 돕기 위해 사회적응교육, 정착금, 주거, 취업, 사회보장, 교육, 상담 등 여러 제도를 마련해왔다. 안성과 화천의 하나원에서는 12주, 400시간의 교육 과정을 통해 사회 이해, 진로 탐색, 법과 제도, 정서 안정 사업자채무통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전국 지역적응센터에서는 8일간의 집중교육과 상담을 이어간다. 겉으로 보면, 남한 사회에 부드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설계된 체계다. 정착금은 세대 규모에 따라 1인 세대 1500만 원, 4인 세대 3900만 원, 7인 이상 6150만 원까지 지급된다. 지방거주 장려금도 마련돼 있다. 지방 2년 거주시 수도권인 인천을 제외한 광역시는 주 아파트 매매시 서류 거지원금의 10%, 기타 지역은 주거지원금의 20%를 지원한다. 또 취약계층에는 고령·장애·질환·한부모·무연고 청소년 등을 위한 가산금도 최대 1540만원까지 더해진다. 숫자만 보면 풍족해 보이지만, 초기 생활비와 보증금으로 금세 소진된다. 정착지원금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단순 소비에 그치지 않고, 취업 준비, 교육, 기술 습득, 창업 등 ‘자립의 담보대출업체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또 주거가 안정돼야 취업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고, 자녀 교육도 이어질 수 있다. 주택 알선도 더해진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통해 임대주택을 알선하고, 1인 세대 1600만원, 2~4인 세대 2000만원, 5인 이상 세대 2300만원의 주거지원금을 제공한다. 그러나 한 탈북민은 “지원금은 집 계약하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안정된 주거라기보다, 임시 거처의 불안정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순간이 적지 않다. 춘천의 한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이북과 다르게 벽 하나 사이에 이웃이 있지만, 서로 눈인사조차 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괜히 내 말투가 들킬까, 낯선 시선이 돌아올까 늘 조심하게 됩니다”라고 했다. 취업 지원도 제도만 보면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3년 근속시 수도권은 최대 1800만 원, 지방은 2100만 원의 취업장려금이 있고, 근속 기간에 따라 새출발 장려금과 ‘미래행복통장’ 같은 자산형성제도도 있다. 창업 및 영농 정착을 희망하는 탈북민이 경쟁력을 갖도록 업종 선정, 분야별 이론·실습교육, 재정지원, 컨설팅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단순노무직과 서비스업으로 몰리며, 절반 가까이는 4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다. 한 탈북민은 “노력해도 돌아오는 건 거절뿐이다. 서류에서 떨어지거나, 다니던 일터에서 ‘북한 사람이라 불편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대학 정원 외 특례입학이 가능하며, 제3국 출생 자녀는 정원 내 특례입학으로 진학할 수 있다. 학비는 중·고교 및 국·공립대 등록금 전액 면제, 사립대는 50% 보조가 적용된다. 이 지원 대상은 탈북민 본인은 물론 그 자녀까지 확대된다. 생계급여, 의료급여, 연금특례, 대학 특례입학과 학비지원까지 제도가 갖춰져 있지만, 탈북민들은 여전히 ‘수급자’라는 낙인을 감당해야 한다. 학교와 직장 어디서든 말투 하나, 억양 하나가 곧 정체성을 드러내는 꼬리표가 되곤 한다. 이같이 초기 정착 뿐만 아니라 생활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적응센터와 전문상담사, 정착도우미 등이 운영되고 있다. ■ 시선의 벽 허물고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이처럼 정부의 화려한 청사진에도 탈북민이 마주하는 현실은 브리핑 속 통계가 아니라, 사회적 고립과 무심한 시선이다. 정부 차원의 탈북민 지원 정책은 분명 남한사회에서 완벽한 적응을 희망하는 한줄기 빛이다. 하지만 적극적인 홍보 부족과 도움을 받으러 각종 기관에 발걸음 하는 순간 쏟아지는 편견의 시선이 제도의 빛을 가려 그림자가 된다. “벽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들의 시선 속에 있다” 한 탈북민의 한마디는, 정책과 제도가 아무리 쌓여도 편견의 문턱은 여전히 더 높음을 알려준다. 이에 정부도 탈북민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위해 재정적 지원은 물론, 인식 개선과 사회 통합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단순한 보호 차원을 넘어, 탈북민을 남한의 ‘동등한 국민’으로 바라보게 하기 위한 인식 개선 사업과 성공적인 정착 사례 발굴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통합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 7월 14일은 두 번째로 맞은 ‘북한이탈주민의 날’이었다. 이 날은 1997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북한이탈주민법)’이 시행된 것을 기념한 것으로, 탈북민의 법적 지위와 정착 지원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탈북민을 우리 사회의 소중한 이웃으로 인정하고 서로 이해와 존중의 가치를 되새기는 날이기도 하다. 또 정부와 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만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정착 사례 발표대회를 2023년부터는 남북 주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확대, 사회통합적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탈북민을 여럿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는 “그들이 말투가 셀 뿐이지 직접 가까이서 겪어보면 다 똑같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그들을 있는 그대로 봐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제도와 지원은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진정한 통합은 일상 속에서 서로를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에서 시작된다”고 당부했다. 김영희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