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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영빛차
등록일: 26-01-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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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어떻게 그런데 얼굴을 있었던 씨익 늘‘자살 유가족’은 후회와 미련, 원망이 뒤섞인 상실 과정을 겪는다. 작가 요조는 떠난 이의 내면을 영영 알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묻고 또 묻는 게 남은 이의 성실한 태도라고 말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요조님의 생활과 글을 모두 좋아하는 30대 독자입니다. 몇달 전 절연을 선언하고 매일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오던 아빠가 정말로 며칠 전 스스로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연을 끊으면서도 언젠가는 정신을 차린 아빠와 다시 만나 갈비탕 같은 걸 사주며 안부를 묻는 날이 오리라 상상하곤 했습니다.
릴게임가입머니 아빠는 평생 외롭게 살았고 가족밖에 없었음에도 반복해서 바보 같은 선택을 하는 분이셨어요. 그 선택들이 가족을 너무 지치게 만들었고, 결국 엄마와 제가 떠난 뒤 유서도 남기지 않은 채 돌아가셨습니다. 발견도 몇주 뒤에 되었고요. 그 이후로 저는 아빠가 죽기 전 어떤 마음이었을지,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었을지, 저를 원망하진 않았을지 영원히 답을 알 수 바다이야기모바일 없는 질문에 갇혀 있어요. 동시에 해결해야 할 빚 문제 등 현실적인 일들로 원망도 조금 하게 되고요.
엄마 말고는 이런 감정을 나눌 곳이 없고, 친한 친구들에게조차 너무 무거운 이야기라 꺼낼 수가 없어서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요조님께서는 동생분을 떠나보내고 어떤 과정을 통해 괜찮아지셨는지 궁금합니다. 그 과정에서 황금성슬롯 남아 있던 후회나 미련을 어떻게 다루셨는지, 혹시 도움이 된 책이나 영화가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또 하나. 아빠와 좋았던 시간을 담아둔 메시지나 사진, 동영상을 반복해 보는 일이 과연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볼 때마다 울게 되고, 그러다 보면 너무 지칩니다. 질문이 부담스러우시다면 답변하지 않으셔도 바다이야기온라인 됩니다. 언제나 요조님의 글로 용기를 얻고 있으니까요. 추운 겨울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을 쓰면서 사연자님께서는 얼마나 여러번 마음을 꾹꾹 누르셨을까요. 글이 마치 여러번의 압축을 거쳐 얇아진 안경알 같습니다. 담담하고 차분한 문장이지만 그 도수가 너무 높아서 읽는 내내 저는 어지러웠 알라딘게임 습니다. 이 사연을 보내주시면서도 조용히, 많이 우셨겠지요. 저는 지금부터 사연자님을 ‘울보 2호’라고 불러보려고 합니다.(울보 1호는 접니다.)
제 이야기가 소위 마음을 다루는 전문가가 보기에 올바르지 않은 방향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울보 2호님이 1호에게 기대어주신 이상, 저 역시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세상을 떠난 존재보다 남은 존재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울보 2호님과 어머님 말입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두 분 모두 한동안은 조금 이상한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계시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동생을 잃은 뒤, 부모님과 저는 한동안 매우 이상한 사람으로 살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제게 비상식적인 요구를 하시기도 하고, 필요 이상으로 의지하셨습니다. 저는 저대로 슬픔과 부담, 원망이 뒤섞여 집에 가는 걸 무척 고통스러워하다가 결국 따로 살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각자가 감당해야 할 슬픔이 너무나도 컸기에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타인의 슬픔까지 챙길 여력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물론 부모님과의 사이가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너무 슬프면 잠시 이상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더라면, 조금은 덜 힘들게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울보 2호님과 어머님의 사이가 지금 좋다면 그것은 정말 다행한 일입니다. 다만 앞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상처가 되는 순간들이 온다면, ‘지금 우리는 너무 슬퍼서 잠시 이상해진 거야. 이 모습에 속아선 안 돼’ 하고 자신에게 꼭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환상의 빛 l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바다출판사(2014)
이제 울보 2호님과 아버님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조금 다르게 말하자면, ‘울보 2호’님과 ‘아버님을 생각하는 울보 2호님의 마음’의 관계라고 말할 수 있을 텐데요, 그 관계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유이치라는 아들과 함께 가난하게 살아가는 유미코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이 소설은 유미코의 독백으로 쓰여 있는데, 그 혼잣말의 대상은 자신과 아들을 남겨두고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입니다.
“결혼하고 첫아이를 낳은 지 세달이 되었을 때 저는 이유도 알 수 없는 자살이라는 형태로 당신을 잃었습니다. 저는 그 후 허물처럼 살아왔습니다. 당신은 왜 자살을 했을까, 그 이유는 대체 뭐였을까, 저는 멍해진 머리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미야모토 테루, ‘환상의 빛’)
유미코는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 향해 끊임없이 말을 걸며 살아갑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유미코가 비관 속에 잠식당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죽는 방식으로 삶을 포기하지도 않았고, 영원히 알 수 없는 죽음 앞에서 체념 속에 마음을 가두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계속 살아가며 끊임없이 ‘알고 싶어’ 했습니다. 계속해서 알고 싶어 한다는 것, 영영 알 수 없을 것을 알면서도 묻고 또 묻는다는 것은, 제가 아는 가장 성실히 사는 삶의 태도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때에만, 사라진 존재 역시 사라진 방식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 있을 수 있습니다.
울보 2호님은 아버지의 모습을 찾아보시며 많이 우신다고요. 1호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슬기로운 울보 2호님은 1호가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 소진되지 않으면서도 아버지를 계속 생각하는 적정선을 찾아내실 겁니다.
시간을 믿으세요.
서울 명륜동에서
성실히 살아 있는 울보 1호 드림
※당신의 고민을 들려주세요. 요조가 ‘책 처방’을 해드립니다. 제목에 ‘요조’를 달아 txt@hani.co.kr로 보내주세요.
요조 뮤지션·작가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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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l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바다출판사(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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